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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강세형 작가. 아직 얼굴이 공개되지 않았다.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2000년부터 2010년까지 김동률의 뮤직아일랜드, 테이의 뮤직아일랜드, 이적의 텐텐클럽, 스윗소로우의 텐텐클럽 등 라디오 작가로 활동했다. 저서로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가 있다.
 

#에피소드

흔히 '힐링 에세이'라고 말하지만 강세형 작가의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는 긍정과 낙관을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일상에서 맞닥뜨린 가슴 먹먹한 순간들과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던 마음을 떠올리게 하는, 마냥 밝지만은 않은 이야기들이다. 그런데도 많은 독자들이 강세형 작가의 책을 읽고 위로를 받았다고 고백하는 이유는 뭘까?
 책을 읽어본 독자들은 알 것이다. 그녀의 담담한 글이 전하는 공감의 힘을 말이다. '맞아, 나도 그런 걸'이라고 혼자 중얼거리며 책을 읽다보면 왠지 아무에게도 하지 못했던 내 안의 이야기를 꺼내고 싶어진다.
 

 10여년간 라디오작가로 활동하던 그는 첫번째 책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를 낸 후 그만뒀다. 작가가 되고싶다는 마음으로 방송 일을 시작한 게 아니었는데, 막상 10년간 해왔던 일을 그만두고 나니 '시원섭섭'했다고.
 "저 같은 경우는 첫 책에도 썼던 얘기지만, '나는 작가가 될 테야.'하는 마음으로 방송 일을 시작한 게 아니었어요.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일이었고, 그래서 중간에도 몇 번 일을 그만 둔 적이 있고, 그런데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또 다시 돌아오고, 그러다 보니 십 년이 지났어요. 그래서 도리어 이 일을 이렇게 오래 했다는 게, 제 스스로는 신기하면서도 한편으론 분명 즐거움이 있었던 거겠죠. 이 일이 저에게 주는 즐거움이. 그러니까 그렇게 오래 할 수 있었던 것 같고, 또 지금도 가끔 그리워요. 좋은 프로그램과 기회가 닿으면, 또 하고 싶어질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도 들구요. "
 

 그가 낸 두 권의 책은 제목부터가 독자의 마음을 이끈다. 제목 모두 쉼표의 절묘한 사용이 돋보인다.
 "쉼표는 제가 좋아해요. 하하. 그리고 방송을 하면서 더 훈련이 된 것도 같구요. 방송원고는 음성언어를 위한 원고잖아요? 무엇보다 DJ가 잘 읽을 수 있게 쓰는 것이 중요하죠. 게다가 라디오는 대부분 생방송이잖아요? 매일 매일 DJ가 일찍 와서 충분히 원고를 습득하고, 자기호흡에 맞춰 끊어 읽을 곳을 체크하고 그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경우가 더 많죠. 그래서 저는 늘 DJ가 처음 보는 원고도 생방송에서 실수 없이 읽을 수 있도록 이런 저런 배려를 원고에 녹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DJ의 호흡을 고려해서 끊어 읽어야 할 부분에 쉼표를 찍거나 엔터, 줄 바꾸기를 하거나 했던 것 같은데요. 저에게는 책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됐던 것 같아요. 꼭 소리 내서 책을 읽지 않아도, 눈으로 보는 독서에도 저는 호흡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어려서부터 독서는 놀이라고 생각해 와서인지, 제 스스로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보자 하는 마음으로 공부하듯 책을 보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좋은 책은 '잘 읽히는' 책이기도 하다는 마음이 있나 봐요. 저는 글이나 책이라는 것은, 누군가 읽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에 쓰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 그 수가 많든 적든,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이 좀 더 쉽게 혹은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쓰고 싶은 거죠. 그런 의미에서 쉼표도, 글이 잘 읽힐 수 있는 하나의 도구로, 혹은 눈이 쉬어줬으면 하는 부분에서 쓰는 거고, 쉼표 하나에도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는데, 싫어하는 분들도 많더라구요. 하하."


#최근인기작 -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

어쩌면 누구나 느끼고 경험하고 사랑했을 이야기

어쩌면 누구나 느끼고 경험하고 사랑했을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
 저자 강세형이 일상에서 맞닥뜨린 가슴 먹먹한 순간들과 그 안에서 보듬고 위로하며 사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때론 어리숙하고 때론 희망과 절망을 오가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의 속도에 맞추기 위해, 전혀 다른 시간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과 나란히 걷고 싶어 무리하게 속도를 내다 내내 숨이 차고 어지러웠던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자 한다.
 원하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결국은 쟁취해내는 것이 물론 중요하지만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무언가를 얻은 그 다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포기를 몰라서 자신도 모르는 수많은 즐거움 또한 놓치고 살아가는지 모른다는 이야기, 내가 바꿀 수 없는 것들만 원망하며 사는 바보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오롯이 들려준다. 김은혜기자 ryusor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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