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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바퀴로 가는 교통수단이 있다. 사람들은 자전거라고 부른다. 이 자전거가 어떤 사람에게 단순한 교통수단을 뛰어넘는다.
 "자전거 바퀴는 인간의 몸에 밀착되어 있고 몸과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자전거 바퀴는 세상의 모든 바퀴들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 이것은 분명하다. 자전거를 타고 땅 위를 달려갈 때, 내 심장의 맥박과 콧구멍을 드나드는 호흡과 허벅지의 동력이 자전거 체인을 타고 흘러서 바퀴를 돌린다. 그래서 반짝이는 체인의 마디들과 구동축 속 베어링에서 생명은 흘러간다. 나는 돌아가는 체인의 마디에서 살아 있는 순간들과 그 순간의 지속을 느낀다. 그래서 자전거는 자유의 공간, 미지의 시간 속을 생명의 힘으로 굴러간다. 이 책은 바퀴를 인간의 몸에 밀착시키고, 인간의 생명을 기계 위로 연장시키려는 꿈의 역사를 펼친다. 자전거는 살아 있는 생명이며, 몸의 일부인 것이다."
 소설가 김훈은 <자전거여행>이란 책에서 이렇게 자전거를 묘사했다.
 

 자전거 예찬론은 또 있다.
 근대문명비평가 이반 일리히는 그의 저서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에서 자전거를 엄청난 낭비와 비효율로 과부하가 걸린 고속문명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나아가 인간의 생활공간과 생활시간 사이의 조화를 깨뜨리지 않는 이상적인 교통수단으로 규정했다.
 존.F.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은 "자전거 타기의 단순한 즐거움과 견줄 만한 것은 없다"고 극찬했다.
 누구는 또 자전거를 '도시 안전의 상징'이자 '평화의 도구'라고 지칭한다. 자전거가 살아 있는 도시는 교통사고가 줄고, 도시가 평화롭고 여유롭다는 것이다.
 

 자전거 타기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또 얼마나 많은가.
 자전거는 화석연료를 태우지 않아 대기를 오염시키지도 않고 동물의 노역을 착취하지도 않는 그야말로 정직한 교통수단이다. 자전거는 오로지 그 위에 탄 사람의 힘으로만 굴러간다.
 또 자전거를 타면 산소 소비량이 많아져 심폐기능이 향상되고 정신건강에도 좋다. 또 칼로리 소비량이 많아 비만 방지에도 효과가 있고 근육의 긴장을 적당히 풀어줘 스트레스 해소에도 한몫한다.
 다리에 힘을 주어 페달을 돌릴 때마다 자전거는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며 바람을 만들어 낸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신나게 달리다 보면 '페달질'로 생겨난 땀과 열기가 어느새 날아가 버리고, 이어지는 상쾌한 기분은 중독될 정도다.
 

 곧 다가올 따스한 봄날이면 자전거 타는 즐거움이 두 배, 세 배로 커질 것이다. 흐드러지게 핀 꽃들의 향연과 도시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자연의 속살로 눈이 호강한다.
 물론 승용차의 편안함과 KTX의 속도에 길들여진 요즘 사람들에게 자전거를 타자는 이야기는 다소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다.
 4월이면 울산 중구 동천에서 일반 자전거 뿐만 아니라 연인들을 위한 커플 자전거, 가족들이 다같이 탈 수 있는 다인승 자전거, 유모차가 설치된 트레일러 자전거 등 가지각색 자전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중구는 이달 중에 동천강변에 자전거문화센터를 건립하고 자전거 대여소를 운영한다.
 자전거는 필자가 속한 중울산농협이 5,600만원을 들여 구입, 기증한 자전거 200여 대가 비치된다. 다양한 연령이 자전거를 즐길 수 있도록 남성용 일반 자전거 60대와 여성용 34대, 주니어용 35대, 어린이용 20대, 2인용 30대, 유아용 6대, 다인승 10대 등 총 7종류가 구비된다.
 

 자전거를 타고 태화강과 동천강을 따라 시원하게 뻗은 자전거도로를 달리려는 이용자들의 방문이 잇따를 것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청마의 해다. 사람이 만든 말, 자전거를 갖고 있다면 체인에 녹이 슬지는 않았는지 한번 살펴보며 조만간 자전거 페달을 밟아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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