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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가나 도시의 정체성을 살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역사를 제대로 학습하고 미래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를 보는 일이다. 그래서 한 국가의 과거를 보려면 박물관에 가고, 그 나라의 미래를 보려면 도서관에 가 보라는 말도 유효하다. 오늘의 시대에 울산을 비롯한 전국의 많은 도시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 태어나고 자란 동네의 과거를 제대로 살피고 담아내려는 일도 이 때문에 더욱 소중한 가치로 대두되는 상황이다. 울산시가 바로 이같은 시민들의 욕구를 담아내려는 작업에 나선다.

울산시는 1962년 울산공업센터 지정 후 급성장한 울산의 모습을 기록하는 도시경관 기록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울산의 과거 모습을 모으고 현재를 충실하게 기록하며, 미래 도시경관의 변화를 담아내기 위한 시도라고 시는 설명했다.

2억5,000만원을 들여 내년 7월까지 사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시는 도시경관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촬영·기록해 살아있는 아카이브(웹페이지 상에서 백업, 보관 등을 위해 한 곳에 손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모아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먼저 경관기록화 작업방향 설정, 기존 기록자료 발굴과 수집방법 연구, 세부 실행계획 수립 등을 추진한다.

이어 자연·생활상·환경적 특징을 기록하고, 대표적 경관지역 선정과 과거 기록물(영상·사진 등) 수집에 나선다. 또 기록 자료의 전산화와 분류목록 작성, 사진과 기록이 가미된 화보(e-book) 발간, 시민과 공유 가능한 웹페이지 구축으로 마무리한다. 울산은 지난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어 왔다. 그동안 울산은 공업입국과 조국근대화의 선봉장이 된 셈이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지금, 울산은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담고 있는 롤모델이 됐다. 이제 울산의 과거를 제대로 담아내는 작업은 시간을 다투는 문제가 되고 있다. 공업화 1세대가 점차 노령화되고 울산의 토착민들은 그 수가 점점 줄어들 고 있다. 사진이나 영상 등 각종 자료가 그만큼 희귀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울산시는 이번 사업에 진지한 접근을 해야 한다. 예산이 모자라면 더 투자를 해서라도 울산의 과거를 제대로 담아내려는 노력을 보여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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