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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두 시인은 지난주 울산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사단법인체인 '문화도시울산포럼'과 이 포럼에 속한 '그 사람'을 칠성판에 뉘어놓다시피 하고 곡을 했습니다.
 '그 사람'이 여행이나 인터넷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지식을 동원해, 시립미술관 건립에 대해 자주 얼굴을 내미는 통에 '사공 많은 배 산으로 가는 꼴'이 된다고 탄식했습니다.
 

 '그 사람'은 시립미술관의 성공적인 건립을 위해 성의껏 의견을 제시한 것 밖에 없습니다.
 미술관의 활성화를 위해 복합공간을 만들자는 것, 미술교육을 위해서 복제그림을 이용하자는 것, 문화 예술 창작공간을 위해 울산초등교 본관을 활용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이 안들이 모두 채택되지 않더라도 깊이 검토할 대상은 될 것입니다.
 미술관 건립과정에는 기본계획에 대한 공청회도 예정돼 있고 설계공모 등 많은 절차가 남았습니다. 이런 과정에 시민들의 다양한 견해가 오고가는 것이 당연하고 바람직할 것입니다. 이럴 때 행정당국이 정한대로 가면되지 웬 사공이 많냐고 곡을 하면 누가 의견을 내겠습니까? 
 

 최 시인이 글속에 넌지시 비친 '그 사람'은 사단법인 문화도시울산포럼의 고문입니다. 울산로터리클럽 회장을 지냈습니다. 최 시인도 같은 클럽에서 활동했으니 누구보다 잘 알것입니다. 1993년 미국에 이민 간 뒤에도 매년 3~4개월은 울산에 머물며 문화견문을 교류해 왔습니다. 사안에 대한 비판이 아닌 인격적 매도는 안 될 말입니다.
 '그 사람'이 울산문화에 애정을 보인 것은 반세기전으로 거슬러갑니다. 1960년대에 처음으로 울산에 성인합창단을 조직했습니다. 울산합창단, 울산 YMCA합창단, 울산 어머니합창단 모두 그가 앞장서 만들었습니다. <신춘희씨 기록 '울산예총 20년사'>
 

 1970년대 울산문화방송에는 울산대학 초대학장이 학교예산을 지원함으로써 명곡감상프로가 개설되고 그가 해설을 담당했습니다. 그런 인연으로 1985년에 울산대학 총장, 울산MBC사장과 마음을 모아 울산교향악단을 창단해 단장을 맡았습니다. 미술계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습니다. 그즈음 그는 당시로는 적잖은 돈인 100만원을 지원해 울산에서 처음으로 미술제를 열려는 이달우 화백을 도왔지만 아쉽게도 인력과 공간이 뒤따라주지 않아 무산됐습니다. <울산신문 2014년 3월 27일자 이달우 화백 인터뷰>
 1989년 중구 성남동 현 목호문화공간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자기사업장을 오픈하기 전 갤러리부터 꾸며 지역작가 초대전을 열었습니다. 그 후 20주년 기념전까지 울산의 문화예술인들은 누구나 무료로 그 공간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문화불모지를 개간하기 위해 물심양면 힘을 쏟은 그에게 어떻게 '3기7암(三奇七癌)'이란 어두운 그림자를 덮어씌울 수 있겠습니까?
 '그 사람'은 대학의 강의를 20년간 했습니다. 국제 미술계에 널리 알려진 러시아 상트페테르브르크의 레핀대학 교수들과 3년간 그림사업을 한 경험도 있습니다. 여행이나 하면서 주워들은 지식으로 혹세무민한다는 일부의 힐난과 거리가 먼 것입니다.
 '그 사람'은 세계 어디를 가도 도시관광은 구도심인 것을 알았습니다. 2006년부터 울산의 구도심을 살리는 방법으로 미술관을 짓고 문화의 거리를 만들자는 본격적인 의논을 시작했습니다. 2008년 '그 사람'이 일본의 가나자와를 소개했고 각계의 13명이 함께 현지를 답사한 다음 문화도시울산포럼을 조직했습니다.
 

 벌써 7년째 접어드는 시민운동단체를 사시로 보는 것도 이해 못할 일입니다.
 2008년 문화도시울산포럼이 조직된 뒤 국립산업박물관 유치를 위해 시민운동의 불을 지폈습니다. 2011년 138페이지에 달하는 '울산르네상스비전플랜'을 만들어 미래 구도심 거리의 디자인을 선보이는 심포지엄을 열었습니다. 그 책자는 지금 국토교통부의 관련부서에서 지역사회 시민운동의 모범사례집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 일을 하는데 '그 사람'의 식견과 인맥이 많이 작용했습니다.
 그렇다고 독단적으로 처리된 것은 한 건도 없습니다. 포럼은 이사회를 수시로 열어 회원의 총의를 묻고, 중요사항마다 결의가 있어야 집행됩니다.
 촌철살인의 필봉을 쥐고 계신 최 시인께서도 문화도시울산포럼이나 '그 사람'에 대한 염려를 내려놓고 같은 목표를 향해 노를 저읍시다. 미술관으로 인해 지역경제가 살고 시민의 행복지수가 높아지고 문화도시가 되는 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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