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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연녹색 풍경이 태화강물에 어리고 눈길 닿는데 마다 부드럽고 여린 잎이 막 돋아나기 시작한 나무에서 발하는 연하디 연한 녹색빛 천지다.

 이러한 요즘의 태화강의 봄을 즐기려고 주말이면 태화강 산책로는 많은 인파로 북적인다. 게다가 곧 태화루가 완공되면 아름다운 누각에서 보다 많은 태화강의 정취를 즐길 수 있게 되었기에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인다.

 지금처럼 태화강이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까닭은 맑고 깨끗한 태화강물이 있기 때문이며 태화강물이 맑고 깨끗하게 된 것은 부족한 환경 기초시설 인프라 확충을 위해 광역시 승격 이후 1조 1,862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재정의 지속적인 투자가 있었고 태화강을 깨끗하게 하는데 전시민이 동참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된다.

 광역시 승격 당시 43만톤에 불과하던 1일 하수처리 능력을 80여만톤으로 2배 가까이 늘리는 등 하·폐수처리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에코폴리스 울산선언과 태화강마스터플랜을 토대로 시 전역에 대한 하수처리시스템을 구축해 태화강을  비롯한 도심 하천 수질개선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총연장 4,013㎞에 이르는 하수관거 정비에도 4,044억원을 투입해 상수원인 대곡댐 상류지역인 언양, 두동, 두서지역과 회야댐 상류지역인 웅촌 및 양산시 웅상지역은 물론 울산 4대강 수계인 반천, 청량, 명촌, 농소와 주전·당사의 해안지역까지도 지선관거를 부설한 결과 분류식 하수관거 설치율이 97%로 다른 대도시들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아 도심하천은 물론 지천의 수질까지 개선해 울산의 어디를 가더라도 맑은 시냇물이 흐르게 되었다.

 그러나 하천의 수질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1996년 '폐기물 배출에 의한 해양오염 방지에 관한 국제협약' 즉, '런던협약 의정서'의 발효로 해양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2012년부터 하수슬러지, 가축분뇨의 해양배출이 금지되었고 2013년에는 음폐수, 분뇨, 분뇨슬러지의 해양배출이 금지되었다.

 이처럼 2013년부터 음식물류폐기물의 해양배출이 전면 금지됨에 따라 유기성 폐기물의 에너지화가 환경정책의 화두로 대두되었고, 우리시는 발 빠르게 '유기성폐기물 에너지화 사업'을 추진해 2007년 '용연음식물자원화시설'을 준공하고 금년 2월 온산바이오에너지센터가 준공됨에 따라 관내 42만 가구의 가정과 일반식당에서 발생되는 음식물폐기물 공공물량 전량을 전국 최초로 공공처리시설에서 100% 처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들 시설가동으로 생산된 스팀을 인근 사업장에 판매해 연간 약36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음식물쓰레기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되면서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이 완비되지 않은 수도권 지역 등에서 시작된 음식물분쇄기(음식물쓰레기를 갈아서 하수도로 흘러보내는 기기) 사용허용 논란에 대하여 환경부가 2016년부터 제한적으로 허용한다는 입법예고를 하면서 하수처리시스템의 관리·운영에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이에 우리시는 음식물분쇄기 사용을 허용하는 것은 지금까지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면서 어렵게 회복한 수생태계가 파괴되고 하수관 막힘 현상을 초래해시가지 내 오수가 넘쳐나는 대혼란이 올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해 음식물분쇄기 사용을 허용하지 않을 계획임을 밝혀두고자 한다.

  울산지역 생명의 젖줄이자 생태계의 보고가 된 태화강에 환경적 대재앙을 가져올 불법 음식물분쇄기는 절대 사용하지 않아야 하며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지금처럼 맑고 깨끗한 태화강을 잘 지키고 가꾸어서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태화강대공원은 오는 5월9일 시작되는 봄꽃대향연을 앞두고 16만㎡의 넓은 꽃단지에 우리꽃인 꽃창포, 원추리, 작약을 비롯해 꽃양귀비, 수례국화, 금영화, 안개초 등 많은 꽃들이 꽃망울을 키워가고 있다. 나는 십리대숲에 이는 바람소리와 활짝 피어난 봄꽃 향기를 맡으며 대공원 실개천에 발을 담그는 행복한 꿈을 미리 꾸어 본다.

 이제 태화강은 120만 시민 모두의 자긍심이다. 어떤 수식어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아름다움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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