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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음식'을 꼭 먹어주어야 한다고 부모님께 교육 받아왔다. 정월 대보름에 각종 말린 나물들을 고소한 들기름과 참기름에 맛나게 볶고, 팥과 밤을 곁들인 찰밥을 한 상 차려서 온 가족이 둘러 앉아 먹은 후, 땅콩과 호두를 깨뜨리는 소리를 찰게 내며 서로 나눠 먹고, 온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는 장면이, 어느새 추억이 되어버린 것 같다. 이제 4월이 다 가고 있는 시점이 되다보니 온실 딸기가 더 이상 맛스럽지 않다. 오히려 4월이 되니, 여름 대표 과일인 노란 참외가 참 맛나 보인다. 그런데 이러한 온실 과일들은 빛깔과 품질에서 감탄하게 되나 가격을 보면 혀를 차게 된다.

 '제주 감귤', '대구 사과', '경산 포도' 등 지역 특산 농작물이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낯선 단어가 되고 있다. 통계청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남부지방의 기온상승으로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으로 재배지가 북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10년 뒤에는 멜론이 우리나라를 대표 하는 과일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육지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근해에 2003년 이후 해파리의 개체수가 늘어 지금은 그물에 물고기 대신 해파리로 가득 차서 어획을 포기하는 어민들이 늘고 있으며, 수온 상승으로 인한 해양 오염은 해파리의 천적인 쥐치와 고등어 등을 급감시켜 점차 먹이사슬이 파괴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의 농어업여건은 큰 위기상황이라 할 수 있다.

 선진국들은 기후변화에 대비책을 발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유럽은 기후변화 대책을 위해 90억 유로를 투자 했고, 미국은 기후변화 통합연구를 위해 매년 18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일본은 2050년까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줄이기를 목표로 정부가 앞장서 다양한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유럽위원회 공동연구센터와 네덜란드 환경영향평가청이 공동으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6억3,000t으로 세계 7위로서, 20년 만에 그 양이 두 배로 많아졌다. 온실가스는 급속도로 증가했지만 다르게 보면 그만큼 짧은 시간 안에 경제 성장을 이뤘다는 의미 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 보다 앞으로 더 많은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다량의온실가스를 배출하면서 성장할 수는 없으므로 경제성장 이전에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고 정부는 기후변화와 에너지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경제성장은 하되 그 패턴을 친환경적으로 바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30% 줄일 것을 세계에 공표했다.

   이렇게 정부가 추진하는 녹색성장을 위해서는 녹색산업을 육성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녹색기술이 필요하다. 앞으로 우리 청정 미래를 위해서는 녹색기술, 그린 테크놀로지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자연을 이용한 기술개발로는 지열과 태양열 발전기 설치, 바이오 디젤을 연료 추출, 바이오 연료를 사용한 소형 발전기로 전기를 생산해 돼지분을 퇴비로 만드는 기계 작동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런 창의적인 아이디어 제품을 더 많이 개발하고 활용 되어야 할 것이다.

   이 외에 농업부문에서도 생명공학의 발달은 가뭄, 한파, 병충해에 강한 품종 개발, 탄소배출을 적게 하는 재배방법이나 육종 개발 등의 영농기술력을 높여 농약 사용을 줄이면서 환경 보전되는 효과를 얻고 있다. 그리고 생산량과 맛의 품질도 좋게 하여 인류를 굶주림에서 벗어나 식생활을 풍요롭게 만들어 인류 수명 연장에 큰 공헌을 했으며 이런 기대효과로 생명공학이 녹색성장을 이루는 중심에 서게 될 것이다.

 인류는 19세기에 증기기관과 석탄을 동력 삼아 대량 공장 생산 시대를 열었다. 이것이 1차 산업혁명이다. 이어 20세기에 들어서는 전기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석유 자원의 결합으로 자동차, 석유 등 대기업이 세계 경제를 이끌게 되었다. 이것이 2차 산업혁명이다.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환경파괴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면서 인터넷 기술과 재생에너지가 합쳐진 3차 산업혁명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변화는 1, 2차 산업혁명의 기술과 자원을 뛰어넘는 기술 혁신이 가져온 변화이다.

    이러한 녹색성장시대에 농업의 가치를 더욱 중요하게 인식하고 우리도 농업에 대한 가치를 정확히 인식함으로써 그 가치를 잘 보존하고 발전시켜 새로운 시대에 도래해야 할 것이다. "농업은 생명 농촌은 미래"라는 농촌진흥청의 구호처럼 농업생명공학과 같은 첨단 농업이 미래 희망인 녹색성장 중심 국가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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