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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군 언양읍 오영수문학관을 들어서면 큼직한 사진 한 장이 걸려있다.

 오영수, 김동리 선생과 함께 몇 분 낯선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필자도 그분들과 같이 찍은 사진이면서 갖지 못하고 있는 터에 그 사진을 보면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 없다.

 그것은 그 인물들 속에 유난히 고마운 사람으로 생각되는 한분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만이 아니라 울산의 시민 모두가 고마워해야 할 사람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분은 조규향(趙圭鄕) 이란 사람이다. 그분은 울산의 자랑인 울산대공원을 만드는데 절대적인 기여를 한 사람이었다. 경남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을 졸업한 다음 대한석유공사 공채1기로 입사했고 울산정유공장에서 다년간 근무함으로써 울산사정을 누구보다 많이 아는 사람이었다. 또한 울산에 대한 애정은 누구보다 남다른 데가 있는 분이었다. 울산에서 젊음을 바쳐 일하면서 울산의 변천사를 지켜본 때문이었리라. 그러다가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아 거대한 기업의 사장이 되었고 그렇게 그룹의 주력기업인 SK의 사장이 됨으로써 최종현 회장을 가까이 모시면서 두터운 신임을 얻게 되었다. 그 무렵 심완구 시장은 향토출신의 대기업 총수를 만나 고향 울산을 위해서 큰 업적을 남길 것을 부탁하고 시민들의 위락시설인 대공원을 만들어줄 것을 요청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 기업 총수는 대공원 자리에 자회사의 호텔도 동시에 허가해 주기를 원했다. 그러나 심완구 시장은 호텔은 지을 수 없다면서 대공원을 크게 지을 것을 결심하고 부탁을 접은 채 일정기간을 침묵으로 지내게 되었다.

 이같은 내용을 울산공장 총무팀으로 부터 보고를 받아 알게 된 조규향 사장은 즉시 울산 공장에 대공원을 짓는데 필요한 모든 자료를 본사로 보낼 것을 지시하게 되었다. 울산공장의 정해조 총무팀장(현재 울산박물관 근무)이 모든 자료를 보완해서 보냈을 때 조사장은 다시 지시를 했다. 즉 공원을 짓되 동네공원이 아닌 가히 세계적이라 할 수 있는 규모로 구상해서 올리도록 지시하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울산대공원이었다. 그룹의 주력기업인 회사대표가 회장과 숙의하게 됨으로써 이루어진 결과였다. 울산대공원을 두고는 다른 여타의 사람들도 자신의 공인것처럼 말하고 있으나 그보다는 조규향 사장의 역할이 가장 효과를 본 것이 아닌가 한다.

 사실 울산은 동쪽으로는 천혜의 바다인 동해와 서쪽으로는 영남알프스, 그리고 이를 연결해 도심을 흐르는 태화강이 조화를 이루는 그야말로 하늘이 내려준 도시다. 특히 '태화강'은 과거 환경오염의 대명사에서 '환경복원'의 대표적 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바로 이같은 도시의 원형을 제대로 살려낸 곳이 울산대공원이다. 산업도시, 굴뚝도시로 각인된 울산에, 그것도 도심 한 가운데 울산대공원이 들어선 것은 울산을 위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금 120만 울산시민들의 쉼터가 되고 있는 울산대공원은 SK가 지난 95년 울산시와 울산대공원 조성 약정을 체결한 뒤 10년 만인 2005년 4월 완공됐다. 무려 1,020억원이 투자된 울산대공원은 이제 도심 속 친환경공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장미축제가 열리고 각종 문화행사가 이어지는 공원의 활용도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일상에서 언제나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친근한 쉼터로써의 공원기능은 세계 유수한 도시와 어깨를 겨눌만 하다. 

 그런 의미에서 1,000억원이라는 거금을 선뜻 울산을 위해 내어놓은 최종현 회장과 그 회사에 대해서 울산시민들은 고마운 기업과 사람들로 기억해야 되겠지만 이들과 함께 조규향 사장도 잊어서는 안 될 사람이라고 여겨진다.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울산 시민들의 자랑인 울산대공원을 만들어준 기업과 최종현회장, 그리고 조규향 사장을 두고두고 고마운 사람으로 여겨야 될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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