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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을 그토록 슬프고 분노하게 만든 세월호 참사의 아픔속에서도 우리 국민들은 언제나 그러하듯이 내 조국, 내 고장에 대한 깊은 애정과 신뢰를 가지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우리의 부족했던 안전의식과 다소 미약했던 안전관리시스템도 우리의 노력으로 재정비해 다시는 이러한 국가적 재난이 재발되지 않는 안전선진국이 될 것이라는 실천적 희망을 필자는 가지고 있다.

 멀리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 국민의 시름을 씻어줄 우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승전보도 기대하고 다음 달에는 우리 울산의 가장 큰 지역축제인 고래축제에서 가정과 이웃들과 함께 행복과 사랑을 나누면서 우리 모두가 다시 하나되는 계기가 되길 또한 기대한다.

 사실 필자가 이러한 희망찬 기대를 다시 가지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지난주에 정부의 노인복지제도의 하나인 주택연금에 대해 설명을 드릴 기회로 남구 선암호수공원에 있는 노인복지관을 방문했었다. 며칠째 계속되던 궂은 날씨는 요즘의 우리 사회 분위기와 매우 흡사해 잔뜩 찌푸린 하늘에는 밝은 햇살조차 자취를 감추고 있었다. 그런데 복지관에 들어서는 순간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단전호흡, 탁구 등의 운동을 하고 계신 어르신들과 잘 정돈된 복지관의 시설에서 다양한 취미생활을 하고 계신 어르신들도 많이 뵐 수 있었다. 하나 같이 어르신들의 면면에는 "우리는 건강하고, 너무 행복해"하는 미소가 가득했다. "우리 사회의 어르신들은 이렇게 긍정적이시고 행복하시구나"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사실 우리나라가 지금 아시아를 넘어 OECD가입국으로서 세계 선진국들과 경쟁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사회의 아버지, 어머니들이 희생과 인내 속에 묵묵히 뚜벅뚜벅 걸어 오셨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어느 세대보다 못 배우고, 못 먹고, 못 입었어도 자식들과 이 사회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신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가 계셨기에 우리는 지금 2014년의 대한민국을 살고 있는 것이다.  

 일년중 어르신들을 더욱 존중히 생각해서 모시는 가정의 달 5월에는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준비해 감사의 마음을 올리지만, 올해는 세월호 참사의 슬픔 속에서 이마저도 말리시면서 거절하셨다. 뭐 하나 받으시라 하면 한사코 손사래를 치시고 모든 걸 주려고만 하신다. 가정의 달 5월을 보내고 호국보훈의 달 6월의 복지관에서 만난 부모님들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우리가 해 드릴 수 있는 실천적 복지 한 가지를 생각해 보았다.

 몇 년 전부터 우리 사회는 무상급식, 기초연금 등 복지논쟁을 벌여 왔고 여전히 복지와 성장의 논쟁은 계속되고 있는 것 같다. 국가의 재정으로 시행될 복지 이전에 개개의 가정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는 진짜복지가 없을까?

 경제적 은퇴 이후에 필수적인 생계수준과 그 이상의 여유로운 노후를 누리게 해 드릴 수 있는 우리 가정의 복지수단이 바로 주택연금이다. 부모님께서 집에서 편히 사시면서 돌아가실 때까지 평생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주택연금은 2007년 7월에 도입되어 현재 전국적으로 2만이 넘는 어르신들이 가입해 노후를 누리고 계시다.

 이 땅의 부모님들이 심할 정도로 자녀들에게 헌신적이어서 마지막 재산인 집마저도 유산(遺産)으로 생각하고 계신 상황에서 부모님의 집을 재산이 아닌 복지의 수단으로 전환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고, 이것이야말로 부모님께 드릴 수 있는 우리의 현실적인 효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러한 우리들의 결정과 선택이 있어야만 평생을 헌신하신 우리의 부모님들이 남은 여생을 진정으로 편히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 울산은 주택연금의 가입자 수가 해마다 20~30% 증가하는 등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공업화의 불모지에서 밤낮으로 땀 흘려 일해 우리나라의 산업화와 근대화를 선도해온 우리 울산의 부모님들이 우리나라의 노후복지 선진화를 주도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들이 제대로 누릴 수 있는 길, 바로 주택연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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