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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가 넘은 일본의 우경화를 비롯해 G2로 급부상한 중국 등 격동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한국의 외교책략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다소 딱딱한 외교서적이 아닌 일본과 중국을 다방면에서 이해할 수 있는 책들을 소개한다.


# 근대 일본 ∥ 이안 부루마·최은봉 옮김·을유문화사
현 일본의 정치·경제·문화를 결정지은 근대 100년의 역사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풀어낸 책이다. 일본 문화 권위자인 저자는 근대 일본의 시기를 미국 페리 제독이 군함 4척을 이끌고 에도 만에 나타났던 1853년부터 도쿄올림픽이 열린 1964년까지로 규정한다. 또 당시 일본의 침략과 약탈, 패배와 재건의 역사를 생생하게 조명한다.


 책은 일본이 고립된 섬에서 군사국가로, 또 민주국가로 발전하는 과정을 서술하면서 일본이 왜 더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정치질서를 발전시키지 못했는가를 분석한다. 또 일본의 근대화 과정을 독일, 중국과 비교하며 설명해준다.
 지난 1일 일본 아베 내각이 '집단자위권 행사가 헌법상 허용된다'는 정부 견해를 채택한 가운데 일본 군국주의의 뿌리를 알아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과신, 광신, 치 떨리는 열등감, 그리고 국가 위신에 대한 과도한 집착 등이 근대 일본의 역사를 만들어냈지만 패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기품도 일본의 모습 중 하나라고 말한다.

 

# 재미있는 한·일 고대 설화 비교분석 ∥ 김화경·지식산업사
영남대 명예교수로 설화 연구에 오랫동안 매진해 온 저자가 일본 학계에서 왜곡한 고대 한일관계의 양상을 신화와 설화 자료를 통해 바로잡았다.
 설화가 단순히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허구가 아니라 당시 역사의 단면을 담은 이야기라는 관점에서 근원을 추적, 역사적 사실을 찾아내려 시도했다.


 저자는 1980년대 일본 쓰쿠바대학(筑波大學) 유학 당시 임나일본부설의 허구성을 논리적으로 입증한 북한 학자 김석형(1915∼1996)의 '삼한 삼국의 일본열도 분국설'을 접하고 이번 저서에 이를 인용했다.
 한일 양국 설화를 비교·분석, 고사기(古事記)나 일본서기(日本書紀) 등 일본 역사서가 다른 지명을 마치 같은 것처럼 연결하거나 일본 내 지역을 한반도 지역인 양 왜곡한 사례를 조목조목 따져 밝힌다.
 특히 일본이 임나일본부설의 근거로 제시하는 '진구 황후의 신라정벌 설화'나 '니니기노미코토 강탄 신화' 등을 분석해 논리적 모순을 지적했다.


# 지금이라도 중국을 공부하라 ∥ 류재윤·센추리원
한국인들은 가까운 이웃이자 같은 동양문화권 아래 있는 중국을 아주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중국은 우리와 확연히 다른 사회구조, 문화, 사유체계가 지배하는 곳이다. 이런 연유로 우리는 중국과 중국인 속에 감춰진 본모습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우를 종종 범한다.


 삼성의 중국전문가 출신이자 대중국 협상가인 저자는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에게 재앙이 닥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중국을 공부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고전과 이론, 현장을 넘나들며 중국을 관통하는 규칙과 중국인을 설득하는 전략을 소개한다.
 그가 말하는 대륙을 움직이는 5가지 힘은 바로 '역설', '우리', '지갑', '시야', '시간'이다. 공이 사이고, 사도 공이 되는 중국의 양면성, 철저히 우리와 그들을 나눠 선을 긋는 관시(關系), 흔히 '만만디'로 불리는 중국인의 시간관념 등이 다뤄진다.
 중국에서만 20년을 근무한 저자는 현장에서의 생생한 경험을 곁들여 '진짜' 중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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