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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남구가 울산화력으로부터 지원되는 총 94억원 규모의 '발전소 주변지역 특별지원금'을 별도의 활용계획 없이 자치단체의 소모성 예산처럼 사용해 지원금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민복지와 소득증대사업을 위해 지원되는 특별지원금이 일반 사업 예산으로 변질돼 엉뚱한 곳에 사용되는 사례도 발견됐다.

울산화력 제4발전소 인근지역 야음장생포·선암동대상
주민복지·소득증대 등 사업위해 내년까지 94억원 지원
올 사업비 중 주민복지분야 지출은 경로당 비품 구입뿐
체계적 투자 계획없이 남으면 이월 등 주먹구구식 집행

 24일 남구에 따르면 이달말 준공 예정인 울산 제4복합화력발전소 건설에 따른 발전소 주변지역 특별지원금은 지난해 12억원과 올해 20억원, 내년에 62억원 등 3년간 총 94억원을 지원받는다. 지원금의 혜택을 받는 지역은 발전소 반경 5㎞ 이내 지역인 야음장생포동과 선암동이다.

 하지만 남구는 이 특별지원금을 뚜렷한 활용 계획도 없이 지난해 지원금 12억원을 마을시설 등의 사업비로 사용한데 이어 올해도 20억원이나 되는 지원금을 주민복지나 소득증대와는 관련없는 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올해도 20억원 투자 추진
남구는 올해 특별·기본지원금 23억4,300만원과 지난해 이월금 2억2,900만원, 예비비 8억1,200만원을 합쳐 총 33억8,400만원을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사업 예산으로 편성했으나 짜여진 예산 사용처는 소모성 사업 일색이다.

 실제 올해 주요 사업별 투입예산은 선암호수공원 대나리 주차장 조성에 19억원, 울산번개시장 CCTV·보안등 설치 7,800만원, 선암동 골목길 포장공사 7,800만원, 신화마을 3D입체그림 제작 2,500만원 등으로 짜여졌다.

 심지어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금이 주민복지와는 거리가 먼 고래문화특구 사업에도 투입될 예정이다.

 남구는 고래문화마을 조성사업의 일환인 장생포 옛마을 건립비 4억3,500만원과 고래박물관 옥상 방수공사비 2,000만원을 발전소 지원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그나마 올해 사업 중 지원금 취지에 맞게 주민복지에 사용된 사례는 경로당 비품구입비 3,600만원이 전부다.

#고래특구 시설보수에도 사용
문제는 내년에 지원되는 62억원에 대한 구체적인 사용계획도 없다는 점이다. 막연하게 지원지역 내 대상사업을 발굴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의미 있는 사업에 사용한다는 기본 방침만 있을 뿐이다.

 여기에다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지원되는 특별지원금 외에 매년 5~6억원씩 내려오는 기본지원금도 체계적인 투자계획 없이 소모성 일반 예산처럼 사용하고 있는 현실이다.

#연 5~6억 기본지원금도
지난해 이월금이 2억2,900만원이고, 가용재원이라며 예비비로 묶어놓은 자금이 8억1,200만원이나 된다는 점은 지원금이 제때 제대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와 관련, 남구 관계자는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야음장생포동과 선암동에 국한되어 있어 소득증대사업이나  맞춤형 복지사업을 발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내년 지원금은 주민을 위해 의미 있는 곳에 사용될 수 있도록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 자문도 받는 등 지원사업 취지를 최대한 살리겠다"고 말했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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