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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함양간 고속도로 중 울산~밀양 간 노선이 울주군 삼동면 금곡리 금곡마을 입구를 통과하는 것으로 지난달 2일 최종 확정되자 이 마을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마을 초입쪽과 인접해 노선(고가도로)이 통과하면 마을 전망권이 침해되고 극심한 소음 등으로 환경이 크게 피폐진다고 노선 철회를 강력 주장했다.

 전형적인 농촌지역인 이 마을은 아담하고 산세가 수려하고 뛰어난 덕분에 삼동면 내에서도 귀농 등을 위한 젊은 층의 유입이 두드러지는데, 마을에 전원단지가 밀집하고 생태체험마을로 입소문 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울산~함양 고속도로 노선변경으로 관통
전망 차단·차량 소음 등 우려 철회 요구

#생태체험마을과 100m거리
이 마을 전체 가구 중 30%가 10년 사이 도심지에서 이주한 30~40대의 청·장년층이다. 하지만 노선 확정 소식 이후 일부 젊은 층이 빠져나가는 등 마을 분위기는 극도로 침체됐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29일 오후 2시 울주군 삼동면사무소 앞에는 '노선 변경'을 요구하는 커다란 현수막이 나붙었다. 주민들이 마을 입구쪽으로 근접해 설계한 고속도로 노선을 변경해달라고 내건 것이다.

 이날 면사무소에서 한국도로공사 측과 시공업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주민들은 "마을쪽 노선 통과는 불가하다"며 철회를 요구하는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주민들은 "지난달 2일 도로공사 측의 일방적인 노선 결정고시로 500년 역사를 이어온 전통마을이 위협받고 있다"며 "도로공사 측이 노선설명회를 개최한다고 해 참석했지만, 고속도로 공사 및 보상설명회라는 데 억장이 무너진다"고 토로했다.

 이날 주민들은 40여 곒 높이로 치솟는 왕복 4차선 고가도로가 길게 노선과 20여 곒인 마을 초입부터 마을쪽으로 뻗치면 차량 소음과 분진외에도 마을 경관을 크게 해쳐 생계수단인 체험마을 운영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확정된 고속도로 노선과 체험마을과의 거리는 100여 곒 남짓하다.

# "모든 수단 동원 변경 시킬 것"
선종찬(68) 주민대책위원장은 "마을 입구를 지근거리로 비스듬히 이어가는 노선 지정은 절대 수긍할 수 없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노선 변경을 관철하겠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마을은 금곡(錦谷)으로 불릴 만큼 산세가 수려하고 역사와 전통과 문화가 숨쉬고 있어 농림수산부가 체험휴양마을로 선정한 이후 휴일이면 도시민들의 휴양·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연간 1만 여명의 도시인들이 체험마을을 찾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얘기다.

 때문에 마을은 삼동면 내에서 유일하게 가족 단위로 이주해 오는 이주민들이 늘면서 자연스레 젊은이들의 유입으로 이어져 80여 가구의 30%인 27여 가구가 젊은 세대다.

 마을의 한 주민은 "고운 선과 맑은 기운으로 이루어진 금곡마을 옆쪽으로 삭막하고 무시무시하기까지 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길게 공중을 관통할 경우 소음과 분진 등으로 억겁의 세월을 빚은 안온한 자연의 아름다움과 전통이 단번에 파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이 마을 주민들은 2년 전부터 노선 변경을 요구하며 청와대 등에 수차례 진정했다. 최근 연대서명해 도로공사 측에 노선 변경 결정을 요구했지만, 도로공사 측은 이날 설명회를 계기로 본격 공사를 위한 부지 보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 "도공, 일방적 노선 고시"
울산~밀양간 울산 구간 노선은 이미 세 번이나 변경됐다. 이에 대해 선 위원장은 "당초 노선이 통도사와 인접하고 택지개발지구, 하이테크밸리 업체 민원 등을 이유로 변경되면서 청정정역인 우리 마을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두은기자 jde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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