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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 간염은 전 세계적으로 연 140만 명이 감염될 정도로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다. 특히 여름철엔 기온이 높고 습해 위생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방학을 맞아 수영장에 가거나 여름캠프, 여행을 떠날 기회가 많아 감염 위험이 더욱 높다. 해외여행 중에도 A형 간염은 많이 발생한다. 바이러스 간염에 걸리는 해외여행자 수는 콜레라의 1,000배, 장티푸스의 100배 이상인데, 이 중에서도 A형 간염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가까워 바이러스 간염 중 제일 흔하다. 즐겁게 다녀와야 할 여행길이 고행길이 되지 않기 위해선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A형 간염의 증상과 원인, 예방법에 대해 동강병원 소화기내과 민지원 전문의에게 들어봤다.


2030세대 항체 보유율 10% 불과 각별한 주의
대부분 오염된 물이나 음식 섭취로 인해 감염
한달간 잠복기 거친 후 피로·구토 등 증상 동반


# 감기와 비슷한 초기 증상
A형 간염은 간염 바이러스의 하나인 A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A형 간염은 급성간염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대부분 오염된 물이나 음식 섭취를 통해 감염된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감기 증상과 비슷해 구별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A형 간염에 감염되면 초기에는 발열, 피로감,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감기쯤으로 가볍게 생각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발열, 피로감, 근육통 등 가벼운 증상에도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약 1개월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엔 피로감, 메스꺼움, 구토, 식욕부진, 발열, 오른쪽 복부 통증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이후 A형 간염 감염자들에겐 눈 및 피부 색깔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 증세와 소변이 콜라색처럼 진하게 변하고 전신에 가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보통 황달은 2주 정도 지속된다. 주로 20~30대의 젊은 성인에서 발생하지만 40대 및 50대도 A형 간염에 걸릴 수 있다. 또 만성 간염을 앓고 있는 환자가 A형 간염에 감염될 경우 더욱 심각한 증상을 동반할 수 있으며, 일부 환자는 간 부전에 이를 수도 있다.
 
# 2030세대 발병 높아
20~30대 젊은층이 A형 간염에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20∼30대의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이 1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A형 간염 환자 가운데 70%가 20∼30대다. 이전 세대는 비교적 다양한 환경에 노출되어 자라나 대부분 어린 시절에 감염, 항체가 생성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의 20∼30대는 깨끗한 환경에서 성장해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될 기회가 줄어들어 자연 면역을 획득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6세 이전의 어린 나이에 A형 간염에 감염돼야 증상이 거의 없이 지나가고 면역력을 갖게 된다는 점을 상기해 볼 때 면역을 가지지 못한 20∼30대는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성인이 되어 감염되면 증상이 심각할 수 있고,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간 부전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바이러스 치료 약 개발되지 않아
평상시 손 깨끗이 씻는 등 개인위생 철저히
음식 완전히 익혀 먹고 예방접종도 중요해

 
# A형 간염의 치료 및 예방법
현재까지 A형 간염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약은 발명되지 않았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대증요법(對症療法)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치료보다는 예방이 더 중요시 되는 이유다.
 A형 간염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청결함을 유지하는 것이다. 평상시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화장실을 다녀 온 후, 식사 전후, 외출에서 돌아온 후, 육류나 해산물, 씻지 않은 과일이나 야채를 만진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특히 음식 조리자가 A형 간염 환자와 접촉한 후에는 맨손으로 음직을 만지지 않아야 한다. 음식점의 고용주는 음식 조리자가 A형 간염 예방법과 손 씻는 방법에 대해 익히도록 교육해야 한다. 또 고용주는 A형간염에 걸린 조리사가 황달 시작 후 적어도 1~2주 정도 또는 증상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는 음식을 조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물은 끓여먹고, 음식물은 완전히 익혀서 먹는 것도 중요하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85도 이상에서 1분간 끓이거나 1:100으로 희석시킨 가정용 표백제나 4기 암모늄 또는 염산에 의해 완전히 사멸되기 때문이다.


 여행지에서 물에 담가 둔 야채나 과일을 먹을 경우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서 먹어야 한다. 상추의 경우 흐르는 물에 씻으면, A형 간염 바이러스의 농도를 10배에서 100분의 1까지 낮추는 효과가 있다. 또 갑작스런 비로 정화조에서 넘친 사람의 분변이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 물이 오염되었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예방 접종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A형 간염은 예방 백신이 있어 예방이 가능하다. 특히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지로 여행에 나서는 젊은이들, 혹은 만성간질환자나 혈액응고질환자 등 고 위험군은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없는 경우 반드시 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 보통 2회를 접종하며 1차 접종 후 6~12개월 후에 2차 접종을 하면 95% 이상에서 항체가 생성돼 간염을 예방할 수 있다.
 또 A형 간염에 감염됐을 시엔, 음주나 기타 불필요한 약물 복용으로 간에 무리를 주지 않아야 한다. 특히 국내에서는 간에 좋다고 알려진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 등을 의사와 상의하지 않고 시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오히려 간부전의 위험이 커질 수 있으니 삼가 하도록 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엔 입원 치료가 필요하며, 메스꺼움 및 식욕저하로 인해 식사를 못하는 경우 정맥 주사를 통한 영양 공급이 필요하다. 
 정리=최나영기자 uscny@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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