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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11시 30분께 중구 우정동의 한 제과점 앞 도로에 가로 2m, 세로 1m, 깊이 1.5m 싱크홀이 생겼다. 관계자들이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이창균기자 photo@

도심의 멀쩡하던 도로가 푹 꺼지는 이른바 '싱크홀(Sink Hole)'이 울산에서도 발생했다.
 최근 석촌지하차도 등 전국적으로 싱크홀이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울산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나타나 정확한 원인 파악과 더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집중호우때 우수관로서 샌 물이 주변 흙 휩쓸어 발생 추정
명륜로일대 인도·차도 곳곳 토사유출 징후에 주민들 불안

 19일 오전 11시께 울산 중구 우정동 선경1차아파트 건너편의 파리바케트 제과점 앞 도로가 갑자기 푹 꺼져버렸다. 아스팔트 도로가 폭삭 무너지면서 가로 2m, 세로 1m, 깊이 1.5m 가량 크기로 구덩이가 생겨난 것이다.

 이 구덩이에 주행중이던 모닝 차량의 앞바퀴가 빠져 차량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긴급 출동한 중구와 경찰, 도시가스 관계자 등은 사고 지점의 교통을 통제하고 사고 원인을 파악한 후 이날 오후 늦게 원상복구했다.

 중구 등은 이날 싱크홀이 발생하게 된 이유로 오래된 상수도관이 옆 대형 우수관로박스를 관통하도록 잘못 매설되어 있는데다, 전날 집중호우로 지하 마사토가 휩쓸려 내려가는 바람에 지하 동공이 생겨 아스팔트가 무게를 견디지 못해 꺼진 것으로 파악했다.

 실제 싱크홀 주변을 포크레인으로 파 본 결과 노후된 상수도관이 연결된 우수관로박스 주변에 동공이 여러 개 발견됐으며, 연결부위에는 땅다짐공사 등을 하지 않은 채 마사토를 담은 포대로 채워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중구 관계자는 "문제가 된 상수도관은 1980년대 초반 매설된 것으로, 통상 우수관로박스 아래로 매설해야 하는데 박스를 관통해 매설됐다"며 "이 때문에 집중호우로 모인 빗물에 지하 마사토가 깨진 우수관로박스 사이로 휩쓸려 내려가면서 지반이 약해졌다"고 말했다.

 경찰도 전일 집중호우로 박스내 유량이 증가해 우수박스 상단 파손된 부분으로 주변 지반 토사가 유실돼 도로침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사고가 난 명륜로 곳곳에 지하 토사가 유출된 흔적이 나타나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싱크홀 인근 상점가 앞 보행도로에도 지하 토사가 유출돼 보도블럭이 떠 있는 곳이 5~6군데나 발견됐다.

 인근 주민 김모(55)씨는 "사고가 난 곳 주변을 살펴보면 도로 중간중간에 살짝 꺼져 있는 곳이 있는데다, 사람이 다니는 보도도 곳곳이 움푹 꺼져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박모(62·여)씨도 "명륜로 일대에 대한 안전진단을 실시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재환기자 h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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