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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볕더위 기세가 누그러지고 소슬한 바람이 당도한다. 강의 풍경은 시간에 민감하다. 꽃과 녹음을 품은 계절의 색이 다르고, 새벽과 저녁의 빛이 다르다. 지금 태화강엔 성성한 바람이 불고 시간이 정지한 듯 나무들은 짙은 녹색을 오래도록 유지하고 있다.
태화강 100리길 중 가장 울산을 상징하는 선바위길. 수 천 년의 시간을 흘러온 강을 따라 물풀들이 터를 잡았고 연어와 황어가 수 천 리 먼 길을 돌아 몸을 푼다. 물밑이 훤한 물길엔 물새가 정물처럼 앉아 만찬을 준비한다. 그 살아 숨 쉬는 강을 내려다보며 사람이 만든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부드럽게 흐른다. 그 뒤로 배경처럼 우뚝한 아파트단지들이 밤이면 불야성처럼 불을 밝힌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의 강이다.
울산 안에서 태어나 울산을 품고 길러낸 후 대양으로 나아가는 태화강. 백운산 탑골샘에서부터 울산만으로 흐르는 100리 여정 속 '산업수도 울산'과 '생태도시 울산'의 절묘한 하모니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울산의 강'이 보여주는 참 모습이다. 내일 1,000여명이 함께 걷는 '선바위에서 힐링하다. 2014 울주사랑걷기대회' 코스를 먼저 걸어본다.
글=김정규기자 kjk@ 사진=이창균기자 photo@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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