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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 전시가 난무하는 오늘날 거창한 포장에 비해 실속 없는 경우가 많지만 오는 10월 12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뭉크(Edvard Munch 1863~1944) 특별전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노르웨이 화폐에 그의 초상화가 실리고, 그의 '절규'시리즈 작품 중 파스텔화가 1,358억 원에 낙찰(2012 뉴욕소더비 경매)되는 유명세에 비해 그의 삶은 다수의 전설적인 예술가들이 그러하듯 수많은 굴곡과 어두운 그늘이 짙었다.

 표현주의 대표화가로서 상징주의적인 요소가 다분한 그의 화풍은 서양미술사에 큰 획을 긋는다. 너무 유명한 작가이기에 그에 대한 일반적인 얘기는 생략하고 본인이 느낀 감동을 말하고 싶다.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인간의 내적인 감정/갈등을 진정성이 깃든 모습으로 이처럼 탁월하게 표현한 작가가 얼마나 될까? 서양 미술사에서 굳이 꼽으라면 미켈란젤로, 고야, 고흐, 클림튼, 에곤쉴레…가 떠오른다.

 미술작품은 원작을 직접 봐야 제대로 감동 할 수 있다. 사실 금번 뭉크 특별전을 보기 전까지 그의 작품/삶에 대해 막연한 동경을 한 것이 많았다면 다수의 원작을 보면서 그의 탁월한  표현력 즉, 회화적 깊이감과 생동감 그리고 역동적이고 독창적인 화면구성은 매우 강력한 울림으로 가슴깊이 와 닿았다.
 

10월 12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특별전 '에드바르드 뭉크-영혼의 시'의 전시장 입구.

 작품에 매료되어 전시장을 몇 번씩 반복적으로 돌면서 멀리서도 보고 최대한 가까이 보고 또 보았다. 전시종료 전 꼭 다시 가고 싶다.

 보통 관람객들이 전시를 관람하는 모습을 보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작품의 섬세한 색감과 변화무쌍한 표현은 최대한 가까이 볼 때 확연하게 와 닿는다. 물론 적당한 거리를 두고 전체를 감상, 파악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세밀한 관찰을 통한 감상도 함께하기 바란다. 사실 이 부분은 그림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으면 실행하기 어렵다. 아니 가까이에서 세밀하게 관찰하더라도 그 진가를 느끼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관람 습관은 중요하다. 작품을 멀리서 보는 것은 화집·팜플렛 혹은 영상물에서 느낄 수 있는 것과 비슷하지만 작품의 울림 즉, 살아있는 생동감과 숨소리는 작품을 가까이 감상할 때 더욱 강하게 와 닿는다.

 일정한 형상성(形像性)을 갖춘 작품이더라도 가까이 보면 결국 모든 작품은 추상적인 요소 즉, 회화일 경우 캔버스·물감·기름으로 어우러진 붓질의 흔적이자 결과물이다. 그러한 표현도구에 의한 표현요소의 맛과 진가를 구분하는 것은 작품감상을 제대로 하기 위해 중요하다. 이 부분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다음기회로 하고, 그가 한 말을 남기면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내가 그리는 선과 색은 모두 내면의 눈으로 본 것이다. 잊혀진 날들을 떠올리는 나른한 색채는 유년시절의 인상이다."            - 에드바르드 뭉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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