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중공업의 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2분기 사상 최대인 1조 1,137억원의 적자를 냈고, 조선 시황은 계속해서 바닥을 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조선업이 매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고,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조선업계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20년 만의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강성 노조라는 이미지에 걸맞는 '액션'을 보여주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단호하다.
 현대중공업의 현 상황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다. 그렇다고 글로벌 1위 기업에서 이 사태를 넋놓고 보고만 있지는 않을 터. 위기에 빠진 현대중을 구하기 위해 특급 선수를 영입했다. 선수는 다름아닌 권오갑 사장.


 권 사장은 취임하지마자 "임직원의 의견에 충분히 귀 기울이고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온 정성을 쏟을 것"이라며 소통과 화합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말로만 그치지도 않았다.
 매일 출·퇴근길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대화를 시도했다. 비가오면 비닐 옷만 걸치고 이 같은 행보를 이어나갔다.
 점심 때는 배식판을 들고 직원들 틈에 줄을 서고 끊임없이 스킨십을 시도하고 있다. 진심은 통하는 법.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서, 신임 사장이 저렇게까지 하는데 꼭 파업을 벌여야 하나' 하는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권 사장은 지난 2010년 현대오일뱅크의 사장을 맡으며 탁월한 위기 관리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당시 매출 10조원이 넘는 오일뱅크를 이듬해 19조 매출을 만들어냈고 지난해에는 22조4,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게 했다.
 이 같은 그의 능력은 '사원부터 사장까지 한 식구고, 아무리 바빠도 밥 한 끼 같이 먹는 게 진정한 식구'라는 지론이 배경이다.
 현대중공업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 지금 꼭 필요한 것은 파업이 아니라 '한 식구'라는 공동체 의식일 것이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