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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을 잃은 음반 프로듀서와 연인을 잃은 싱어송라이터는 '와이잭(헤드폰 분배기)'으로 음악을 나눠 들으며 교감하고 소통한다. '비긴 어게인' 얘기다. 이 영화는 상처 입은 사람들이 음악을 통해 서로를 치유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을 그렸다. 
 뉴욕의 이곳저곳에서 음악을 만들던 상처받은 영혼들이 여러 개의 이어폰을 하나로 연결해 함께 음악을 듣는 와이잭 사용 장면은 영화의 주제를 농축하는 의미심장한 장면이다. 와이잭이 음악을 공유하고 소통하면서 서로의 장점과 한계를 절감하고 자신의 미래를 새롭게 설계하는 매개체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울산경제의 현실이 떠올랐다.


 마음의 상처로 인해 갈 길을 잃어 헤매는 주인공이, 한계에 직면한 울산의 모습으로 겹쳐지면서 묘한 감정을 불러 일으켰다.
 최근 '위기의 울산경제'라는 기획물을 준비하면서, 정유·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등 울산지역 주력산업이 얼마나 고전하고 있는지, 울산의 앞날에 얼마나 짙은 먹구름이 꼈는지를 확인했다.
 울산과 관련된 여러 경제 지표와 실적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울산의 현실을 여실히 증명했다. 수출은 갈수록 하락세를 면치못하고 있고 지역 경제성장률도 둔화되고 있는 상황. 과거 50년 동안 울산에 부를 가져다 준 기존 산업들이 지금은 한계에 직면했음을 의미했다.


 울산이 앞으로 50년, 아니 100년간 먹고 살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하지만 당장의 어려움이 와 닿지 않는다는 핑계로 우리는 이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성장엔진이 식고 있는 울산경제와 산업의 현실을 직시하고 이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이유다.
 영화 속에서 상처입은 이들이 현실의 처지를 공감하고 나아갈 미래를 그리는 매개체 와이잭과 같이, 지역사회에서 한계에 달한 울산의 산업과 경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모색하는 계기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울산 경제도 '비긴 어게인' 해야 할 시점이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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