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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임원 전원에게 사직서를 제출받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시작한 가운데, 파업을 앞두고 있는 노조는 이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사 공감대 형성되지 않은 상황…사측 동향 따라 파업 수순"

 연말 정기 임원 인사가 시기적으로 조금 앞당겨졌을 뿐이며, 노사 공감대 형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진행된 임원 인사는 임단협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은 12일 오전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 주재로 긴급 본부장 회의를 소집해 임원을 구조 조정하는 등 경영 개선을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2분기 1조1,000억원대의 사상 최대 적자가 발생한 것에 대한 질책과 함께 고강도 경영 혁신 작업을 벌이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번 임원 사직서 요구는 매년 연말 실시되는 인사변동을 다소 앞당긴 것으로 간접적으로는 현재 파업절차를 밟고 있는 노조에 대한 일종의 압박 카드라는 분석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과 관련해 사측은 사상 최대 적자를 내세우며 위기극복을 위해 노조의 전향적인 자세를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사측은 지속적으로 노조와의 교섭재개를 요청 중이고 신임 권오갑 사장이 출근길에 노조원들과 직접 만나 파업 자제를 요청해왔다.
 그러나 12년 만에 다시 들어간 강성노조는 현재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다. 노조는 당초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사측의 투표방해를 주장하며 투표기간을 무기한 연장한 상태다.
 고강도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별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의 임원 구조조정을 두고 노조의 파업 수순에 대한 압박용으로 판단하지는 않는다"며 "현 경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정기 인사를 앞당긴 것에 불과하다는 분석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회사의 근본적인 문제는 노사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것"이라며 "권오갑 사장이 일방적으로 노조의 요구를 묵살하면서 교섭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사측의 입장을 지켜보면서 파업 준비를 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지혁기자 uskj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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