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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트 파이크 아바스야느크 단편집 ∥ 사이트 파이크 아바스야느크·현대문학
셰익스피어, 톨스토이의 작품만 세계문학이 아니다. 깊어가는 가을 색다른 세계문학의 세계 속으로 빠져보자. 최근 출판계에는 터키 외에도 헝가리, 일본 등 다양한 나라의 개성 넘치는 외국 현대문학 작가들의 작품이 잇달아 번역돼 선보이고 있다.


 "러시아 작가들이 모두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면, 터키 작가들은 모두 사이트 파이크의 우산 아래서 나왔다"
 터키 문단의 큰 별 아바스야느크의 작품이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출판사 현대문학은 '터키의 고골' '터키의 체호프'로 불리는 소설가 사이트 파이크 아바스야느크(1906~1954)의 단편 소설집을 펴냈다.
 아바스 야느크는 장대한 이슬람 국가였던 오스만 제국 이후 터키의 세속적인 감성이 문학에 새로운 요구를 했던 1930~1940년대에 스스로가 새로운 문학의 뿌리가 된 작가다. 그는 48세에 간경화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190편이 넘는 단편소설을 남긴 단편소설의 대가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재학 중 교사의 의자에 바늘을 올려놓아 퇴학을 당하는가 하면 프랑스, 스위스 등을 돌아다니며 여러 분야를 공부했지만 어떤 교육과정도 끝내지 못하는 등 자유분방한 삶을 살았다.
 그는 부유한 상인의 집에서 태어나 유복하게 자랐지만 어부, 실업자, 카페 주인 등 하층민의 삶에 매료됐다.


 아바스 야느크는 재능 있는 시인이기도 했지만 소설 쓰는 일을 더 좋아했는데, 시를 통해 발현된 그의 직관은 소설에서 생생한 등장인물로서 나타난다.
 그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 바람, 고민, 두려움 그리고 희열 등을 예리하게 관찰하면서 사회문제보다는 '인간을 다룬 작가'의 위치에 서 있었다. 그는 이들을 제대로 묘사하고자 공원 벤치에서, 술집의 흔들거리는 테이블에서, 필요한 경우 무릎을 책상 삼아 어디서든 자유롭게 글을 썼다. 거리의 서민 사이에 섞여 그들을 관찰해 작품 속에 녹인 것이다.
 세마외르(차 끓이는 주전자), 비단 손수건, 공장 노동자, 물고기, 개 등 일상의 평범한 소재들과 그 내면을 자신만의 매력적인 문체로 풀어냈다.
 이번에 번역 출간된 단편집에는 '세상을 사고 싶은 남자' '내가 왜 이렇게 하는지 나도 모르겠다' '아르메니아인 어부와 절름발이 갈매기' 등 38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책을 번역한 터키문학 전문 번역가 이난아 씨는 "새로운 언어로 인간을 노래한 터키 현대 단편소설의 선구자"라면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 바람, 고민, 두려움 그리고 희열 등을 예리하게 관찰하면서 사회문제보다는 '인간을 다룬 작가'의 위치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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