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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은 16일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임원 262명 가운데 31%인 81명을 감축하는 고강도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12일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 주재로 긴급 본부장 회의를 열어 전 임원의 사직서를 받고 조기 임원 인사를 결정한 지 나흘만이다.

경쟁력 회복위해 체질 개선…사직서 제출 나흘만에 실시
하경진 삼호重 사장·문종박 오일뱅크 사장 등 49명 승진
정몽준 前 의원 장남 기선 씨 상무로 승진 3세 경영 본격화
노동열 기정, 상무보 선임 사상 첫 생산직 출신 임원 탄생

 현대중공업그룹은 "어려움에 처해있는 회사에 변화를 주고 체질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조기 인사를 단행했다"며 "조직을 슬림화해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하고 이에 맞는 인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한 것이 이번 인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임원 숫자를 대폭 줄이는 한편 승진 인사도 단행했다.
 하경진 현대삼호중공업 대표이사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했다.
 또 이성조 현대중공업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키는 등 31명을 승진발령하고, 박희규 부장 등 28명을 상무보로 신규 선임했다.

 특히,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 생산현장에서 드릴십(원유시추선) 품질검사를 담당하고 있는 노동열 기정이 상무보로 승진하며 그룹 역사상 최초로 생산직 출신 임원도 탄생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의 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의 장남 정기선씨가 이번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함에 따라 3세 경영구도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1982년생인 정 상무는 만 31세, 한국 나이로는 33세로, 부장 승진 1년 만에 상무보도 거치지 않고 상무로 승진되는 초고속 승진의 주인공이 됐다.

 대일외고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정 상무는 육군중위 제대 후 2009년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입사했다. 이후 스탠포드대학에서 MBA를 취득한 뒤 2011년 9월부터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지사에서 근무하다 2013년 6월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복귀했다. 당시 그가 복귀했을 때 업계에서는 3세 경영을 위한 승계 작업의 신호탄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현대중공업은 정몽준 전 의원의 정계 입문 이후 오너의 공백을 전문경영인 체제로 메워 왔으며, 지난해 정 상무가 회사 복귀와 함께 수석부장으로 승진하며 부친의 뒤를 이어 현대중공업의 3세 경영체제를 이끌 시점이 언제가 될 것인지가 관심사였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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