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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 생태환경도시로 거듭났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막상 와보니 허허벌판에 공장연기가 첫눈에 들어옵니다" KTX 울산역이 오는 11월1일로 개통 4년을 맞는다. 역세권 개발과 동남권 중추 철도역으로 부상하겠다는 개통 당시의 포부와는 달리 울산역 주변은 4년이 지난 지금까지 황량함 그 자체다. 특히 공해도시의 오명을 벗고 산업수도에서 생태환경 모범사례로 도시재생에 한창인 울산이지만 울산의 첫인상은 '공해도시'로 각인되고 있다.

개통전부터 이전 논란 KCC 언양공장 여전히 가동 
하루 평균 1만3천여명 이용 불구 역사 증축도 보류
주차장 확충 이용객 못따라가 주차난 갈수록 심각
동남권 중심역 개발 4년만에 역세권 모텔 하나 서

그 주범은 바로 KTX 울산역 정면에 위치한 KCC 언양공장이다. 이 공장은 매일 새벽시간부터 오전 9시 전후로 전공정을 풀가동해 매연을 쏟아내고 있다. 울산시는 미관 문제 등으로 KCC 본사와 공장이전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경북 김천의 기존 공장 증설 작업이 끝나야 옮겨갈 것으로 보여 이전 시기는 아직 확실하게 정해지지않은 상황이다.

 다만 KCC 측은 최근 울산시에 "언양공장 라인(6개)의 김천공장으로의 조기 이전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이용객 적은 오송역의 25% 크기
수요예측 잘못으로 건설 당시부터 협소한 역사라는 지적을 받은 KTX 울산역은 해마다 이용객들이 증가하면서 포화상태에 달했다. 특히 주말이면 역사가 혼잡해 이용객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KTX 울산역은 여객전용 면적이 2,293㎡로 전국의 KTX역 중에 2번째로 좁다. 울산역은 같은 시기 개통한 오송역(8,010㎡)보다 이용객이 3배나 많지만 여객전용 면적은 오송역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당초 하루 평균 1만 700명이 이용할 것이라는 예측을 토대로 지어졌지만 개통 2년여 만에 예상을 뛰어넘었다.
 개통 초기 8,900 명에 불과했던 승객은 매년 14% 넘게 늘어나 올 들어서는 하루 평균 1만 4,000여명이 이용하고 있다. 특히 주말만 되면 주차장이 부족하고 역사가 크게 혼잡해지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도 "울산역은 개통 초기에 비해 이용자들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어 시민들의 편의제공을 위해 역사 증축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 밝히고 있지만 대책은 속수무책이다.
 주말과 연휴마다 벌어지는 열차표 부족 현상도 KTX 울산역의 고질적인 문제다.

 이와관련 지난해 울산역 증축 타당성 조사에서 현재 규모가 적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던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올해 초 자체 모니터링을 벌인 결과 당분간 증축불가로 입장을 바꿔 울산역에 대한 홀대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 기반시설 여전히 부족
개통 4년을 맞은 KTX울산역의 고질적 주차난도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개통 당시 639대의 주차공간이 마련된 이후 411대분의 주차공간이 추가됐지만 주말은 물론이고 주중까지도 심각한 주차난을 겪고 있다.

 그나마 음식점 등 편의시설은 처음보다는 개선됐지만 이 또한 다른 KTX 역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올해초 울산시가 발표한 'KTX 울산역 개통 3년 교통영향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하루 평균 이용객은 1만3,523명으로 개통 첫 해인 2010년 11월 8,551명보다 58.1% 늘어났다.

 1단계 개통역사인 광명역(1만3,910명)과 비슷한 수준이며 역별 정차횟수를 고려한 정차열차 1편당 평균 수송객도 205명으로 서울역(577명), 부산역(334명), 동대구역(277명), 대전역(232명)에 이어 전국 5번째 순위를 보이고 있다.

 KTX울산역의 경우 개통 당시 1일 평균 이용객 1만700명이 이용할 것이라는 수요예측을 근거로 건립됐다. 하지만 일찌감치 개통 2년여만에 이를 훌쩍 뛰어 넘었다.

 천안아산역이 개통 10년만에 전국 역 중 처음으로 이용객 수요예측에 도달한 것과 견주어 볼 때 그 신장세는 가히 폭발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용객 증가세는 개통 4년을 맞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반면 KTX울산역의 기반시설은 이를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복합환승센터 등 계획 뿐
울산시는 역세권 개발로 KTX울산역을 동남권 중심역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상은 러브호텔급 모텔 한곳만 영업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2011년 3월부터 시작한 울산역세권 개발용지에 대한 분양은 울산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분양률이 현재 19%에 그치고 있다.

 특히 2012년 울산전시컨벤션센터를 KTX울산역세권에 건립하기로 하고 울산시와 도시공사간에 MOU를 체결해 매각 예정됐던 부지는 지난 4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대상에서 탈락되면서 무산됐고, 울산역 복합환승센터는 현재까지 계획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울산시가 롯데그룹 등에 복합환승센터 사업 참여 등을 요청하고 있지만 수익성을 우선순위로 삼는 기업의 속성상 투자의사를 내비치지 않고 있다.

# "KCC 하루빨리 이전해야"
울산시 의회 윤시철 의원은 역세권 개발과 관련해 "120만 시민들이 이용하는 울산의 관문인 KTX 울산역 전방에 위치해 있는 KCC언양공장은 역세권 개발 당시부터 끝없이 이전에 대한 논란을 가지고 있다"며 "주말이나 휴일이면 평일에 볼 수 없던 공장 굴뚝에 연기가 오르고 KTX이용객 뿐만 아니라 영남알프스를 찾는 수많은 행락객들에게 불쾌감마저 주고 있는 것이 현실임을 감안할 때 반드시 더 빠른 시일 내에 이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혁기자 usk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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