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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군의 명품 특산물인 울주 보배의 올해 대미 수출 물량은 700곘이 계획돼 있다. 울주배의 첫 대미 수출은 1999년.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수출 물량은 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저가의 중국산 배의 공세에 시달려 수출 전선에도 차질이 우려되는 분위기다.
 이에 취재진은 울주 보배의 맛과 품질에 대한 현지 분위기를 취재하기 위해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5박7일 간 일정으로 미국 뉴욕과 애틀란타, LA 등 3개 지역 내 대형 마트를 잇따라 둘러봤다. 이들 지역은 1900년 대부터 교민들이 서서히 정착한 이후 현지에서 태어난 교포 2, 3세들이 많이 주거하면서 비교적 큰 '한인타운'을 형성했다.
 

울주보배, 뉴욕·LA·애틀란타 등 대형마트 입점
올해 대미 수출 700곘 예약…갈수록 물량 늘어
첫 수출나선 울주배즙도 현지인들이 많이 찾아
맛·품질 등 우수성 불구 판로개척 여전한 과제

 

 취재진은 이 기간 울주군, 울주군의회, 울산원예협동조합 측 관계자로 구성된 '2014년 울주배 미국 수출 해외홍보단'과 동행해 울주배의 품질과 현지에서의 분위기 등을 취재했다. 이를 위해 해당 지역의 대표적인 대형마트 다섯 곳을 잇따라 방문했다.
 울주 보배의 대미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김철준 울산원예협동조합장은 "미국시장에서 울주 보배의 명성은 탄탄하다"며 "올해는 처음으로 애틀란타 시내의 대형마트까지 울주 보배가 진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울주 보배가 미국 시장에서 꾸준한 명성을 잇고 있는 것은 배 과수농민들의 땀과 정성이 깃들여 맛깔스럽기 때문"이라며 "엄선된 선과 과정을 거친 울주 보배는 맛과 품질 등 측면에서 경쟁력을 구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울주배 시식코너에서 현지인이 아이에게 시식용으로 잘게 쪼갠 배를 주고 있다.

#"엄선된 선과로 맛·품질 경쟁력 갖춰"
취재진이 대미 방문 이틀째인 3일 뉴욕 한인주거지 주변에서 영업하는 리지필드(RIDGE FIELD) 대형마트장을 찾은 시각은 현지시각으로 오후 3시였다.
 매장은 현지인들로 붐볐다. 리지필드는 한국산 농산물 미주지역 최대 수입처인 H마트가 직영하는 매장으로서는 대형이다. H마트는 현재 미 전역에 47개의 점포를 갖고 있다. 내년 또 다시 점포 수를 늘릴 계획이다.
 매장에 들어서자 입구 앞엔 울주 농민들의 거친 손에서 태양과 해풍을 맞아 자란 투박하면서도 황금빛을 띄고 있는 울주배가 한가득 진열됐다.
 배 시식코너에선 대미홍보단이 판촉행사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이곳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배는 전량 신고배다. 선물용인 대과(6~7과)와 가정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중과 등이 현지인들의 시선을 끌었다.
 불과 20여 분 만에 중과가 담긴 배 박스(5㎏들이)들이 부리나케 팔려 나갔다. 쇼핑 카트에 보배 3박스를 담은 교민 최상옥(71) 할머니는 "보배는 저장성이 강하면서 달고 시원한 데다 씹으면 맛이 아삭아삭 거린다"며 "한국산 배를 보면 고향에서 차례를 지내기 위해 제수용품으로 시장에서 배를 샀던 기억이 새삼 떠오르곤 한다"고 말했다.
 

 이곳 매장에서 울주 보배는 박스당 7~8과의 경우 24.99달러, 11~12과는 20.99달러에 각각 현지인들에게 팔려 나갔다.
 울주 보배를 판촉하던 김비비안(61·여) 씨는 "매장에는 울주 보배외에도 미국산 배와 중국산 배, 일본산 배 등이 진열돼 있지만, 소비자들의 선호도는 단연 울주 보배"라고 했다. 매장 한켠에는 미국산 배(4종류)와 중국산 배 들이 따로 낱개로 판매하고 있지만, 구입하는 현지인은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이날 홍보단의 판촉행사를 신기하게 바라보던 30~40대 현지인들은 시식코너에서 배 맛을 본 뒤 연신 "굿, 굿"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유모차를 탄 아이에게 시식 배를 먹이던 40대 현지인은 "코리아 배 좋아"라고 하며, 즉석에서 배를 구입하기도 했다. 매장에서는 홍보단의 배 홍보행사에 맞춰 현지 언론들도 울주 보배 홍보에 열을 올렸다.
 

▲ 홍보단이 올해 처음으로 배를 수출한 미국 애틀란트 내 M마트에서 판촉요원에게 배의 품질과 관리 등을 설명하고 있다.

#올해 울주배 홍보 판촉비 대폭 증액
올해 첫 대미수출에 나선 가공용품인 울주 배즙이 진열된 매장 한 켠도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 코너라는 게 매장 관리인의 귀띔였다. 배즙은 100㎖들이 25포로 파우치(2.5㎏들이)돼 24.99달러에 팔렸다.
 원협 측은 올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모두 36곘(시가 1억6,000만 원 상당)을 선적한 데 이어 올 연말까지 추가로 36곘을 더 보낼 계획이다. 매장 측은 배즙을 찾는 현지인들은 주로 40~50대 중년 층이 많다고 했다.
 현지 시각으로 오후 4시 30여 분. 취재진이 찾은 H마트의 또 다른 매장인 포트 리(FORT LEE)는 리지필드와 5㎞ 떨어진 거리였다. 이곳 마트에서 울주 보배를 구매한 소비자들의 연령대는 평균 50~60대가 다수였고, 60~70대의 현지인들도 적지 않았다.
 올해 울주군이 계획한 울주 보배의 대미 수출목표는 700t(24억 원 상당)이다. 홍보단의 박기환 농업정책과장은 "올해는 울주 보배 홍보를 위해 판촉비도 대폭 증액했다"고 밝혔다.
 울주 보배 현지행사 등을 위한 판촉비는 지난 해 6,000만 원에서 올해는 2억 원에 이른다. 값싼 중국산 배의 물량 공세가 위협적이라는 게 박 과장의 얘기다.
 매장 측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미국 시장에 진출한 중국산 배가 맛과 크기에서는 울주 보배에 크게 못미치지만, 저가 가격을 앞세워 물량 공세에 나선 이후 예전에 비해 한국산 배를 찾는 소비자도 많이 줄어든 분위기"라고 전했다.

▲ 홍보단과 마트 현지 관계자들이 울산 보배 홍보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중국 저가 물량공세 맞설 전략 필요
대미 기간 중 홍보단이 방문한 애틀란타 내 MEGA 마트는 원협 측이 올해 처음 개척한 곳이다. 8만3,000여 ㎡(3층 규모)에 달하는 이 매장은 농심 측이 지난 해 10월 매입했다. MEGA 측은 기존 백화점으로 사용하던 매장을 리모델링해 1층은 농산물 판매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곳에서 파는 물건은 전량 국내에서 구매한 한국산 제품이다. 때문에 주 소비자는 교포들이지만, 현지인들도 자주 찾고 있다.
 마트 내에는 울주 보배가 한 켠에 진열됐으며, 고향이 울주군 삼동면인 신기태 점장은 "울주 보배와 울주 배즙이 충분한 상품성을 갖고 있다"며 홍보단 측에 지속적인 구매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울주 보배의 우수성은 미국 내 현지 마트 측도 알고는 있지만, 판로 개척은 여전히 과제로 지적됐다.
 방문 기간 중 홍보단과 간담회를 가진 H마트 에드워드 손 부사장은 "현지인들도 울주 보배의 아삭아삭 씹히는 맛에 즐겨 찾고는 있지만, 미국 내 농산물 시장은  파파야, 망고 등 연질이 좋고 당도가 뛰어난 과일 천국이라는 점에서 이들 과일과의 차별성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지인들이 한국산 배에 대해 중국산과 같은 종류의 과실로만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울주 보배만의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홍보 마케팅이 적극적으로 필요하다는 게 그의 얘기다. 정두은기자 jde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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