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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채무자가 빌려간 돈을 갚지 않아 그의 재산을 무단으로 빼앗아 온 경우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지요?

A: '형법' 제23조는 "법정절차에 의하여 청구권을 보전하기 불능한 경우에 그 청구권의 실행불능 또는 현저한 실행곤란을 피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하고, 이러한 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때에는 정황에 의하여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209조는 "점유자는 그 점유를 부정하게 침입하여 빼앗을 경우 또는 방해하는 행위에 대하여 자력으로 이를 방위할 수 있고, 점유물이 침입 당해 빼앗겼을 경우에 부동산일 때에는 점유자는 빼앗긴 후 즉시 가해자를 배제하여 이를 탈환할 수 있으며, 동산일 때에는 점유자는 현장에서 또는 추적하여 가해자로부터 이를 탈환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채권자가 채무자 모르게 그의 물건을 가져오면 절도죄가 되고, 채무자가 가져가지 못하게 하는데도 강제로 가져오면 강도죄가 될 수 있습니다. 채무자가 돈을 갚을 능력이 있으면서도 빚을 갚지 않고 미루기만 하는 경우 채권자 측에서 간혹 홧김에 상대방의 물건을 가져와서 그 결과 형사상 처벌을 받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이는 새로운 불법사실을 유발하는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판례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석고를 납품한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던 중 피해자가 화랑을 폐쇄하고 도주하자, 피고인이 야간에 폐쇄된 화랑의 베니어판 문을 미리 준비한 드라이버로 뜯어내고 피해자의 물건을 몰래 가지고 나왔다면, 위와 같은 피고인의 강제적 채권추심 내지 이를 목적으로 하는 물품의 취거행위(取去行爲)를 형법 제23조 소정의 자구행위라고 볼 수 없다."라고 하였습니다(대법원 1984. 12. 26. 선고 84도2582, 84감도397 판결).

 따라서 귀하가 채무자의 재산을 강제로 빼앗아 온 경우 강도죄가 성립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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