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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4시 롯데호텔 울산 샤롯데룸에서 '제8회 서덕출 문학상' 기념 학술제가 열렸다. 학술제에서는 우덕상 울산동요사랑회장·전 울산아동문학회장이 발제자로, 김우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콘텐츠영상사업부 부장, 정홍근 작곡가가 토론자로 나서 '서덕출 동요에 나타난 음악성과 활용방안'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좌장은 문영 시인이 맡았다.
이 날 우덕상 회장은 서덕출 선생(1907~1940)의 동요는 뛰어난 음악성과 민족성을 가졌으며 백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현재도 활용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적불명의 상업용 동요가 성행하는 현재, 동요의 본질적인 특성을 갖춘 선생의 동요는 한국동요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우태 부장은 스마트폰, 인터넷 등 디지털 소비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무작정 동요를 듣게 하긴 힘드므로 시대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정홍근 작곡가는 뛰어난 음악성을 갖춘 서덕출 선생의 동요를 대중화 하려면 시대적 차이를 극복하고 효과적인 보급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술제 현장을 중계한다. 편집자
 

뛰어난 음악성·민족성 갖춰 한국동요가 나가야 할 방향 제시
현재에 맞게 개사·미디어 콘텐츠 제작 유아교재 등으로 활용
서덕출 선생 생애 뮤지컬·시나리오 등으로 개발 디지털화도

▲ 제8회 서덕출 문학상 학술세미나가 2일 울산 롯데호텔 샤롯데룸에서 열린 가운데 정홍근 작곡가, 우덕상 전 울산아동문학회장, 문 영 시인, 김우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콘텐츠영상사업부장이 '서덕출 동요에 나타난 음악성과 활용방안'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



[발제]

#우덕상 울산동요사랑회장
서덕출 선생은 근대 아동문학의 선구자이자 전형적인 동요시인이다. 선생의 동요는 뛰어난 음악성과 민족성을 갖췄으며 선명한 리듬과 소박하고 자연 친화적 아름다움을 겸비해 동요의 극치를 보여준다. 3대가 함께 부를만큼 보편적이고 간단한 내용으로 이뤄진 점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형식적으로도 대구법과 정형적인 음수율, 연작법 및 대칭법을 탁월하게 구성할 뿐 아니라 반복, 문답, 대화법 등 표현기법도 완벽하게 사용한다고 볼 수 있다.
 직접 작곡, 녹음한 서덕출 선생의 동요를 들으면서 설명을 이어가겠다.
 동요 '여름'(1926)은 의인화가 잘 됐을 뿐 아니라 '휘근휘근' '듬벅듬벅' '매암매암' 등 의성어와 의태어 사용으로 동요의 음악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친숙한 율격에 장님 술래잡기놀이의 정경을 흥미진진하고 즐겁게 포착한 '까막잡이'(1932)도 1·2·3절이 합쳐서 기승전결을 이루는 연작법을 잘 구성하고 있다.
 민족성도 발휘된다.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 '봄편지'(1925)는 '연못가에 새로 핀 버들잎->푸른 편지->대한 봄'이 자연스럽게 이미지화 돼 광복의 열망을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했다. '허제비'(1929)는 가을 논에서 으레 벌어지는 벼를 지키는 무능한 허제비와 영악한 약탈자 참새의 대립구조를 '멍텅구리:요리조리', '바보춧기:도적때들'로 의인화해 1·2절의 분절로 재밌게 표현했다.
 이에 국적불명의 상업용 동요가 성행하는 현재 선생의 동요는 한국동요가 새롭게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선생처럼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쉬운 용어를 쓰고, 재미와 생활성이 담긴 경쾌한 동요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 동요를 그대로 쓰기보단 시대에 맞게 새로 제작해 서덕출 동요부르기대회, 합창제 같이 현재 열리고 있는 행사에 사용하거나 울산사랑노래연구회, 동요사랑회 등 문화단체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유아교육 교재 등으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토론]
#문 영 시인
직접 서덕출 선생의 동요를 들려주면서 발제를 해 선생의 음악적 우수성을 느끼게 해 준 점이 참 신선하고 색달랐다. 그동안 우리는 선생의 삶과 문학에 대해서는 일부 조명을 했지만 활용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시도는 부족했다. 동요 활성화 등 현재 도움이 될 수 있는 활용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김우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콘텐츠영상사업부장
서덕출 선생은 암울했던 일제강점기 시절 불우한 환경에서도 온 국민에게 희망을 줬던 훌륭한 아동문학가다. 그 위상에 비해 그동안 연구나 이를 활용한 기본 콘텐츠 개발은 덜 돼 있다는 느낌이다. 그동안 동요, 동시 연구 등 문학연구에 국한돼 있던 것을 좀 더 총체적으로 조명해 콘텐츠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동요, 동시는 이미 요즘 아이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현재 그들이 문화를 체득, 소비하는 방식은 스마트폰이나 mp3 사용 등 디지털화 돼 있으므로 관련 콘텐츠도 디지털화 해야 한다.
 그를 위해 기본이 되는 콘텐츠부터 마련해 향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한 예로 생애를 희곡이나 시나리오로 먼저 개발하는 것이다.
 동시나 동요는 짧기 때문에 서사적 구조로 만들기 어려운 점이 있다. 이에 구술 등의 방법으로 스토리를 발굴해 시나리오나 애니메이션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르의 결과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얼마전 작곡가 방시혁이 만든 동요가 뽀로로를 제치고 유아동 인기곡 1위를 해 화제가 됐던 적이 있다. 또 권정생 작가의 '엄마 까투리', 황선미 작가의 '마당을 나온 암탉'이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인기를 끌었던 것처럼 시대에 맞는 콘텐츠화가 필요하다.
 쥬니어 네이버 등 다양한 인터넷 채널을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 보급하고 책을 만들어도 오디오북을 함께 제작하는 것, 율동 동요 플래시몹 등이 방안이 되리라 본다.
 
#정홍근 작곡가
오랜만에 예전에 작곡한 '종달새야 노래하자'를 들으니 감회가 새롭다. 선생의 작품을 몇 번 작곡하면서 그 음악성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낄 수 있었다. 또 지난 10월 선생의 동요를 어른들이 부르는 동요로 만들어보았는데 출연진도, 관객도 반응이 꽤 좋았다.
 그러나 선생의 동요를 콘텐츠화 해 활용하려면 우선 두 가지 해결과제가 선행돼야 한다.
 우선 시대적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 선생의 동요를 현대에 맞게 바꿔 불러야 하는데 예로 가사만 해도 과거의 것을 그대로 쓰고 있는데 이를 병기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것이다.
 또 방송매체 활용 등을 통해 새롭게 만든 곡도 효과적으로 보급해야 한다. 우선 지역 교과서에라도 수록하는 등 체계적으로 노래를 알리는 노력을 펴야 한다.


[객석 발언]

#문 영 시인
김 부장의 다양한 콘텐츠 디지털화 방안이 공감이가며 정 작곡가가 말한 어른들이 부르는 동요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도 참 인상깊었다. 객석의 의견도 듣고 싶다.
 

#최미애 아동문학가
최근 서덕출 선생의 작품과 일대기를 소재로 동화집 출간을 준비중이다. 남은 자료가 적어 많은 부분을 창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그동안 전기나 작품집 정리는 어느 정도 돼있다는 점에서 성과도 있었음을 말씀드리고 싶다.
 김우태 부장님과 조금 다른 생각인데 우선 교과서에 수록,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노래를 부르는 분위기부터 조성된다면 지금의 아이들도 충분히 동요를 부르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옥곤 소설가
무엇보다 선생의 삶과 작품을 일반에 알리려면 뮤지컬 제작 등이 가장 도움된다고 본다.
 
#문 영 시인
김 시인의 뮤지컬화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본다. 오늘 거론된 이야기들이 서덕출 선생의 작품을 활용하는 지역 문화콘텐츠 사업에 제대로 접목되길 기대한다.  정리=김주영기자 us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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