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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풍속화가, 김이란
기라영 한국화가
2014년 12월 09일 (화) 20:07:04 울산신문 webmaster@ulsanpress.net
   
김이란 作 '뭐래1'162x130, 장지에 수간채색(2014)
   
 

세상에는 세 부류의 인간이 존재한다. 남자, 여자, 그리고 아줌마..

 기혼여성의 의미로서가 아닌 제 3의 성으로 의미되어지고 있는 아줌마라는 존재가 우리사회에서 비춰지는 이미지는, 버스에 오르면서 빈 자리를 향해 가방을 날려 자리를 쟁취할 수 있을 만큼 뻔뻔하고 억척스런 이미지이며, 또 카페나 사우나에서 하루종일 시끄럽게 수다를 떨고 있지만 그 시끄러움에 대해 당당한 그런 이미지이다. 그것을 보는 아직은 아줌마가 되지 않은 젊은 여성은 언젠가 자신이 아줌마가 된다면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하며 결심하고 따가운 시선을 보낸다. 나 역시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고, 여기 소개할 김이란 작가 또한 극성맞고 소란한 아줌마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김이란 작가는 사회에 비춰지는, 남자도 여자도 아닌 제 3의 성을 가진 아줌마의 단편적인 모습이 아니라, 아줌마의 본질적인 모습을  평면회화로 보여준다.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그대로 화폭에 담기때문에 그 내용은 매우  솔직담백하다. 작가는 아줌마들에게도 그들만의 소중하고 특별한 영역이 있고, 그것이 왜 소중한지를 작품을 통해 소통하려고 한다.

 그 소통의 대상은 단지 아줌마 뿐만이 아니다. 작품 안에서의 아줌마는 작가 자신이지만 세상의 아줌마들인 동시에 우리들의 엄마이기도 하고 또 누군가의 아내이다. 김이란 작가의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큰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창조란 것은 전혀 새롭거나 완전히 다른 특별한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어떤 것을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이라는 것을 김이란 작가의 작품이 잘 이해시켜 준다.

 그의 최근작인 '뭐래1'은 딸의 방문 앞에서 잔소리하는 엄마와 그것을 못마땅하게 듣고 있는 딸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자식을 향한 엄마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어한다. 엄마도 딸이었을 시절에는, 엄마가 잔소리하지 않고 좀 더 기다려주기를 바랬지만, 엄마가 되어보니 그 잔소리 속의 숨은 사랑으로 자신이 성장했음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성장통을 겪고 있는 딸을 위해 엄마는 항상 기도한다. 아프지만 마라, 아프더라도 잘 이겨내고 좋은 어른이 될 수 있기를.." 그녀의 작업노트를 보니 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뭐래1'이 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인물의 심정을 표정으로 잘 담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닌데, 김이란 작가의 작품에서 인물의 표정은 늘 놀랍다. 그 표정을 보면 억척스런 아줌마를 사랑스럽게 볼 수 밖에 없다. 소리 지르는 엄마의 표정과 엄마의 잔소리에 귀를 닫고 싶어하는 딸의 표정에는 우리나라 전통풍속화의 특징인 해학미도 드러난다. 그 위에 한국화의 전통표현법인 수간채색법이 더해져 선묘가 살아나고 담담하게 색이 얹혀 한국화의 멋이 한껏 잘 우러나오는 작품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또 한차례의 민화붐이 일고있다. 민화의 요소를 차용하여 현대의 것과 섞어놓는다고 그것을 현대민화라고 이름붙일 수 있을 것인가. 민화는 그 시대의 일상이 그대로 담겨지고, 그 안에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을 위한 간절한 소망과 기원이 담겨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이란의 회화작품은 진정한 이 시대의 민화, 풍속화라고 이름 붙여질 수 있는 것이다. 작품속의 딸이 엄마의 잔소리를 소리로 듣지않고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언젠가가 오면, 작가는 또 어떤 주제로 작업을 이어나갈지 몹시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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