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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산 정상서 바라본 중봉. 뒤로 영남알프스 능선이 아련하게 펼쳐져 있다.

가지산은 영남알프스의 주봉이다. 정상에 올라서면 문복산, 운문산, 재약산,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운문산 등 영남알프스 산군이 한 눈에 들어온다. 능선은 바위가 많고 나무가 거의 없어 사방이 탁 트여 조망하기 좋다. 새해 첫날 영남알프스 최고봉인 가지산은 새해맞이 사람들로 붐빈다. 수많은 사람들이 정초 산정에 올라 일출을 기다린다. 사실상 '한반도 남부지방 일출 1번지'라 할 수 있다. 또한 많은 계곡과 능선을 품고 있어 봄이면 진달래, 여름이면 시원한 폭포, 가을이면 억새와 단풍, 겨울이면 눈으로 사계절 내내 사람의 발길 끊이지 않는다. 

  가지산
  높이 : 해발 1,241m
  위치 : 밀양 산내면, 울산 울주군, 청도군 운문면

대망의 2015년을 목전에 두고 영남알프스 최고봉 가지산에 올랐다. 이번 산행은 석남사를 기점으로 가지산을 한 바퀴 도는 코스다. 석남사 주차장 오른쪽으로 작은 등산로가 있는데, 이번 산행의 초입이다. 대부분 소나무 숲으로 우거진 산길은 고만고만하게 석남재 안부까지 이어진다. 석남재까지는 한 두 군데 비탈과 너덜길을 제외하곤 어려움 없이 도착한다.

석남사-석남재-쌀바위-석남사 6시간 코스
설경 아스라히 펼쳐진 겨울산행 색다른 맛
남부지방 산정일출 1번지 명성 등산객 북적
 
# 석남재 올라서면 사방으로 탁 트인 경관
석남재에 올라서면 주위 조망이 한 눈에 들어온다. 발 아래 아늑한 석남사와 평화스러운 덕현리 마을, 가지산 터널로 이어지는 도로에는 자동차가 달리는 모습도 보인다. 맞은 편으로 배내봉, 간월산, 신불산 자락이 손에 잡힐 듯 이어진다. 능동산에서 아스라이 멀어지는 천황산(사자봉)과 북·동쪽으로는 가지산에서 이어지는 장엄한 쌀 바위 능선이, 서쪽으로는 가지산-중봉이 까마득하게 버티고 있다. 능동산을 거처 천황산-재약산-표충사로 이어지는 등로와 배내봉-간월산-신불산-영취산-시살등-한피고개-오룡산으로 이어가는 산행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석남재를 출발한 지 10여 분, 산길은 점점 높이를 더하면서 겨울산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나뭇가지엔 설화가 만발하고 주변은 온통 눈 천지다. 이곳을 오르는 것만으로 영남알프스 정기를 흠뻑 들이킬 수 있으리라!

흰 눈 내려앉은 쌀바위 전경.

 석남재에서 나무계단까지는 10여 분이 걸린다. 해발 900m 이상의 고지에 올라서면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이 한 눈에 들어온다. 능선 또한 완만해 별 어려움 없이 중봉(1,168m)에 도착할 수 있는데 이곳 또한 조망이 뛰어나다. 오른쪽으로는 쌀 바위가 우뚝 솟아있고, 그 옆으로 상운산과 귀바위가 아련하게 보인다. 한숨 고른 뒤 정상을 향해 걸음을 재촉한다. 정상까지는 20여 분, 용수골로 내려가는 밀양재(안부)까지는 10여 분 걸린다. 밀양재에서 서·북쪽으로 빤히 올려다 보이는 산이 영남알프스 주봉이자 영산인 가지산(1,241m) 정상이다.
 
# 정상 아래 펼쳐진 영남알프스 경관 장관
정상에서의 경관은 대단하다. 영남알프스 맹주답게 주변의 모든 산세를 관망할 수 있다. 석남사를 기점으로 부챗살을 펼쳐 놓은 듯하다. 이곳은 한 번 눈이 내리면 겨울 내내 눈 구경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가지산을 기점으로 낙동정맥과 운문지맥이 나뉘는 분기점이기도 하다.

    북알프스에 해당하는 가지산 북능은 학심이계곡을 비롯한 학소대·비룡·학심이폭포 등 크고 작은 폭포와 반석이 어우러져 여름철에는 많은 사람을 불러들인다. 그리고 가지산은 크게 남·동릉, 북·동릉, 북·서릉, 남·서릉으로 나누어지며 영남알프스 맹주답게 큰 계곡만 해도 4개나 있다. 정상에서 석남사 뒤로 흘러내린 석남계곡, 쌀바위 쪽에서 북쪽으로 흐르는 지류와 정상 북쪽에서 흘러내린 지류가 만나서 이루어진 운문·학심이골, 정상에서 남남서쪽으로 흘러내려 구연폭포를 지나 호박소로 이어지는 용수골, 가지산 남·동릉 중간쯤에서 발원해 석남재에서 오른쪽으로 크게 꺽여 호박소와 합류하는 비경의 쇠점골이 있다.

 새해 첫날 전국의 일출 명소에는 해맞이 관광객들로 붐빈다. 가지산도 예외가 아니다. 동해남부지방 산정에서 일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으로는 양산 천성산과 가지산을 꼽는데, 천성산은 지형적 여건으로 볼 때 가지산보다 한수 아래다. 가지산이 '한반도 남부지방 산정 일출 1번지'라 할 수 있다. 장엄한 태양이 떠오르는 울산 시가지를 바라보며 한 해의 시작을 설계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가지산 정상 표지석.

# 영남알프스 맹주답게 하산 코스도 다양 
하산 길은 여러 곳으로 열려 있다.  정상에서 오른쪽 산장(대피소) 아래로 보이는 헬기장 방면으로 내려가 호박소 산장으로 하산할 수도 있고, 아랫재를 거쳐 운문산으로 연결되는 산행도 할 수 있다. 또 가지산 북능길을 따라 심심이계곡-아랫재-사리암주차장-운문사 방면의 하산길도 있다(겨울 산행시 비추천 ). 차를 가져왔다면 원점 회귀를 해야 한다.

 쌀 바위 방향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등산로다. 쌀 바위까지 쌓여있는 눈으로 발이 푹푹 빠지지만 계단과 산길이 잘 정비돼 있어 길 잃을 염려나 위험한 곳은 별로 없다. 이 길은 여태 올라오면서 느꼈던 설경과 사뭇 다른 느낌이 든다. 30~40여 분 설경 속 눈길이 계속 이어진다.

'한반도 남부지방 산정 일출 1번지'가지산 정상에서의 해맞이.

 쌀바위에서 임도(방화로)를 따라 20여분 내려오면 상운산과 귀 바위로 이어지는 등로와 운문령으로 이어지는 갈림길 부근 쉼터-테크가 있다. 이곳에서 석남사까지 하산길은 두 곳으로 나눌 수 있다. 잘 정비된 임도를 따라 운문령 방면으로 20여 분 내려오다 안부(740m) 부근에서 석남사 방면으로 가는 길과 오른쪽 임도를 따라 하산하는 길이다. 석남사 주차장까지이어지는 등로는 지루하기도 하고 다소 조심을 요한다(1시간 30여분 소요). 이윽고 석남사에 도착한다.

 석남사를 기점으로 가지산-쌀바위를 한 바퀴 돌아보는 해맞이 산행은 초보자들에게는 다소 무리일지 모르나 이런 추억은 1년 내내 어려움이 닥쳐올 때 슬기롭게 해쳐 갈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시간이 허락한다면 가지산 탄산온천에 들러 하루의 피로를 풀 수도 있다. 2014년 갑오년을 마감하고 2015년 을미년 해맞이 산행을 하면서 내일을 향한 힘찬 발걸음과 새로운 각오로 다지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오늘 산행을 마감한다.
 
# 석남재
옛날 울산·밀양 사람들이 이 재를 넘어야만 밀양 내지로 갈 수 있는 까마득한 산마루였다. 요즘에야 터널이 뚫려 단숨에 통과할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하늘을 찌르는 태산을 등짐을 지고 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선조들의 애환이 전해져 내려오는 고개이기도 하다.

# 석남사
울주군 상북면 덕현리에 자리잡고 있는 비구니 수도 도량이다. 울산 사람들에게 늘 열려있는 휴식처 역할을 한다. 특히 한겨울 눈이 내리면 절은 온통 하얗게 뒤덮여 가지산과 어울려 절경을 이룬다. 석남사는 영남알프스의 한 가운데서 가지산과 더불어 신불산-간월사, 영축산-통도사 등 신라 고찰이 자리잡고 있어 불심의 영역으로 오랜 세월 자태를 간직해 왔다. 일찍이 도의국사는 영산 명지를 찾다가 이 곳 가지산 자락에 법운지를 발견하고 터를 정한 뒤, 신라 호국 염원 기도를 하기 위해 석남사를 창건했다. 도의국사는 신라 제37대 선덕왕 1년에 당나라에 건너가서 지장의 제자가 돼 불법을 물려받고 법호를 도의라고 개명, 821년에 신라로 돌아왔다. 도의는 귀국 3년만에 석남사를 창건했다. 석남사에는 보물로 지정된 석조부도 1기와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3층 석탑, 수조 등의 귀중한 문화재가 있다.

석남사.

# 쌀바위 전설
옛날에 한 스님이 이 바위 밑에 기거하면서 수도를 닦았다. 바위아래 마을까지 공양가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기도에 전념했다고  한다. 하루는 스님이 새벽기도를 하다 바위틈에서 한 끼분의 쌀을 발견했다. 이 쌀로 부처님께 공양하고 끼니도 해결했다. 그 후에도 매일 일정량의 쌀이 나오자 스님은 더욱더 수도에 전념했다. 그러나 마을에 흉년이 들자 마을 사람들이 바위에서 쌀이 나온다는 스님 말을 듣고 쌀이 많이 나오도록 바위를 지팡이로 쑤시는 바람에 쌀은 나오지 않고 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전설이 있다. 이 일이 있은 뒤로 사람들은 이 바위를 쌀 바위라 불렀다 한다. 

☞ 산행코스
석남사 주차장(1.7㎞ 1시간)-석남고개(2.3㎞ 1시간)-중봉(1,161고지 0.7㎞ 20분)-정상(1.3㎞ 40분)-쌀바위(6.5㎞ 1시간 40분)-석남사 주차장(13㎞ 5시간 30여분 소요)

□ 찾아가는 길
▷승용차: 울산→석남사(24번 국도)→석남사주차장→석남재→중봉→밀양재→가지산(정상)→쌀바위 →석남사주차장
▷시외버스: 언양→석남사(24번 국도)→석남사 주차장 (20분 간격 운행)
 
□ 주변 먹거리·숙박 안내
▷시인과 촌장: 비빔밥, 항아리수제비, 전통차, 장떡, 민속주(석남사 입구 ☎ 052-264-4707)
▷호남상회: 잔치국수, 찹쌀수제비, 파전, 동동주, 헛개나무 열매·겨우살이 등 각종 산야초 판매·주문판매(석남터널 입구 ☎ 010-6569-0035 )
▷가지산 탄산유황온천: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덕현리(☎ 052-254-2216)
▷아이스밸리 리조트: 밀양시 산내면 남양리 1-5(☎ 055-356-7139/7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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