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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테크노산업단지.

창조경제, 울산이 선도한다. 여러 가지 정의들이 있을 수 있지만 창조경제란 '여러 지식을 활용해 유무형의 가치를 생산하는 경제활동'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에서 가치를 부여하는 일련의 행위를 함으로써 새로운 창조를 이뤄낼 수 있다는 뜻이다. 성장 엔진이 둔화되고 있는울산 경제와 산업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패러다임이라는 진단이다. 그래서 창조경제를 울산이 선도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과거 50년 동안 울산 경제에서 자본과 노동, 요소 생산성이 주도했다면 향후 50년, 100년은 혁신이 주도하는 선진국형 산업구조로 재편되는 시기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거대 흐름에 발맞춰 창의적 생산성을 높여간다면 울산은 또 한번 도약을 이뤄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편집자

-테크노일반산단
1조 5,000억 투입 R&D 인력양성·개발 등 선순환 시스템 실현
-창조경제혁신센터
대기업 역량 활용 중소기업 상품 개발 등 전담지원체계 구축
-동북아오일허브
석유저장·트레이더·금융서비스 구축 에너지시장 주도 전망

달이 차면 기울듯이 영원한 변영은 없다. 50년 동안 구가해 온 부자도시로서의 울산경제 성장도 한계에 직면한 상황. 이는 여러 경제 지표를 통해 확인된다. 무엇보다 울산의 지역내총생산과총소득이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증가하거나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최근 공개된 통계자료를 보면, 울산의 지역내총생산(GRDP)는 67조7,014억원으로 일년전 70조7,834억원과 견줘 3조820억원 축소됐다. 울산(-4.4%)은 전남(-5.5%)에 이어 전국 두번째로 지역내총생산이 감소한 것이다.
 지역내총소득(GRNI)는 53조8,000억원으로 전국 최고 수준(-4.8%)으로 감소했다.

# 창의적 생산성 높일시 세계적 산업도시 성장
지난해 지역내 총생산과 총소득이 전국 최고 감소율을 기록하면서 울산지역 경제증가율도 전국 10위에 그쳤다.
 게다가 지역 내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 역시, 갈수록 뒷걸음질하고 있어, 울산의 미래를 암울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겨울이 길면 봄이 오듯이, 울산의 성장 패러다임으로 '창조경제'가 제대로 구축이 된다면 울산의 미래 100년은 밝다는 게 지역 전문가들고 입을 모은다. 조재호 울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 50년간 울산 경제는 단순 자본과 노동, 요소 생산성이 주도했다면 향후 50년은 혁신이 주도하는 선진국형 산업구조로 재편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이런 거대 흐름에 발맞춰 창의적 생산성을 높여간다면 울산은 세계적인 산업도시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에서 현재 착수되거나 주목되고 있는 창조경제 사업으로는 테크노일반산업단지,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그리고 동북아오일허브를 빼놓을 수 없다. 
 
# 테크노산단, 스마트화 거점 역할 할 듯
울산시는 창조경제의 산실이 될 테크노일반산업단지. 울산테크노산업단지는 2008년 동남광역경제권 선도프로젝트로 선정돼 미래형 신성장 동력산업육성을 위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2017년까지 남구 두왕동에 128만7,000㎡ 규모로 조성되는 울산테크노산단은 울산시, 한국산업단지관리공단, 울산도시공사가 함께 조성하는 울산지역 최초의 연구개발(R&D) 중심 첨단 산업단지다.

 부지 조성비 3,522억원, 입주기관 투자금액 1조1,500억원 등을 합해 총 1조5,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현재 총 80개 입주 기관 중 57개의 공공 및 기업체 R&D 기관이 실분양 면적의 67%인 47만㎡에 대해 입주 의사를 표시했으며, 이들의 투자예정 금액은 7,200억원.
 울산시는 테크노산단을 산학연 융합형 연구특화단지로 조성해 인력양성, 연구개발, 기술상용화, 창업,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의 선순환 시스템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또 테크노산단을 통해 성숙기에 접어든 자동차, 조선해양, 석유화학, 비철금속 등 주력 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에너지(전지, 수소, 오일허브), 신소재(바이오, 탄소, 나노) 등 미래 신산업과 금형, 주조 등 뿌리산업을 진흥시킬 방침이다.
 테크노산단은 울산미포·온산 국가산업단지, 울산자유무역지역, 신일반산업단지 등 인접 산업단지의 생산기능에 연구기능을 지원함으로써 산업단지의 스마트화·첨단화·지능화를 위한 거점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테크노산단의 핵심사업으로 3개 대학 관련 학과와 70여 개 기업부설연구소가 함께 연구·생활할 수 있는 울산산학융합지구가 구축된다.
 이를 위해 학생과 근로자가 산업현장에서 일하고 배우면서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산학융합 캠퍼스(QWL; Quality of Working Life)를 건립된다. 이곳에는 울산대학교, UNIST, 울산과학대학 등 3개 대학의 주요 학과들이 이전할 계획이다.

# 8개 공공 R&D 기관·연구소도 입주
이와 함께 8개 공공 R&D 기관(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울산분원,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센터, 수소연료전지센터, 석유화학단지통합지원센터, 조선해양도장표면처리센터, 조선해양 장수명 기술지원센터, 뿌리산업 ACE 기술지원센터, 산학융합형 하이테크타운)과 70여 개 기업부설 연구소도 입주한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울산지사 측은 "울산시는 테크노산단 조성이 완료되면 지역에서 4조2,373억원 생산유발 효과(전국 10조1,237억원)와 4만2,080명(전국 5만2,624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거둘 것"이라며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울산지역 2,454억원, 전국 6,551억원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 창조혁신센터-대기업 역량 최대 활용 추진
울산시는 동북아 경제 허브, 창조도시 울산을 역점 시책으로 울산발 창조경제의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를 열고 신산업 육성과 함께 기존 주력산업의 고도화와 투자환경 조성에도 힘쓸 계획이다.

 올해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출범하면 창조경제를 일굴 '텃밭'이 크게 넓어질 전망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정부가 지난 9월 주요 대기업과 지역별 센터를 1대1로 짝지어줘 전담지원 체계를 구축하도록 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9월에 삼성이 지원하는 대구센터가 가장 먼저 출범한 데 이어 대전·전북·경북에서 매달 한 곳씩 설치됐다. 올해는 울산을 비롯 여러 지역에서 순차적으로 문을 연다.

 대기업이 지역 내 창업 및 벤처기업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구체화하고 사업모델 및 상품개발, 판로 확보,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한편 우수 기술을 직접 매입하거나 해당기업에 지분투자 등을 시행함으로써 전 단계에 걸쳐 지원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의 경우 창조경제 확산의 구심점으로 조기 정착시키기 위해 지역 내 창업·벤처기업, 대학 및 연구기관, 지자체 등 지역별로 창조경제 역량을 결집시키는 것을 병행하고 생산·마케팅망 및 기술·자금력을 갖춘 대기업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 동북아오일허브-에너지 허브도약 블루오션
그리고 동북아오일허브를 빼놓을 수 없다.
 울산 최대의 성장동력이자 에너지 분야 창조경제 모델로 꼽히는 동북아오일허브는 이제 막 인프라가 만들어지는 걸음마 단계지만 2조원 넘게 투입될 이 사업은 전 세계 석유의 19%를 소비하는 동북아 에너지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이어 환태평양 에너지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다. 동북아오일허브사업은 울산과 여수에 3,660만 배럴 규모의 석유저장시설과 국제석유거래소를 건설하는 국책사업이다.

 우리나라를 미국·유럽·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4대 오일허브로 만든다는 목표로 2008년부터 추진됐다.
 여수에는 민간자본 5,170억원이 투입돼 2013년 3월 원유 350만 배럴, 석유제품 470만 배럴 등 총 820만 배럴 규모의 저장시설이 완공됐다. 그 해 4월부터 상업운영을 시작해 85%의 임대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 1년간 4,000만 배럴 이상을 입·출하했다.
 그러나 석유거래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고, 저장시설밖에 없어 주 수입원이 보관 수수료(지난해 477억원)에 머물고 있다.
 울산에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북항과 남항에 총 1조9,377억원이 투입돼 2,840만 배럴의 상업용 저장시설과 대형 유조선이 접안할 수 있는 7개 선석 및 1개 부이(Buoy·해상하역시설)의 부두가 건설된다.

# 1단계 북항사업 공정률 14.4%
북항사업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남항사업은 새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사업이 진행된다.
 울산은 여수와 달리 석유거래 활성화를 위한 트레이더(석유거래상)와 금융기관, 석유가격 평가기관, 선물거래소 유치 등이 추진되고 있다. 다양한 석유제품을 제조할 수 있는 울산의 SK에너지, 에쓰오일 등 정유공장을 활용해 원유와 석유제품의 부가가치를 최대한 높일 수 있는 오일허브인 셈이다.

 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2020년에 연간 250억 달러의 석유거래 마케팅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오일허브 1단계 울산북항 사업은 14.4%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울산시는 2015년에 오일금융 서비스 시스템 구축을 위한 마스트플랜을 수립할 예정이다.
 오일허브 2단계 남항사업은 신년 7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평가가 이뤄진다. 이 사업에 국가 예산을 투입해도 타당한가를 따지는 조사다.
 새해에 남항 예비타당성 평가가 통과하면 울산 오일허브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공사는 차질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은 중국, 일본, 대만 등 동북아 석유 소비국(전 세계의 19% 소비)의 배후지다. 원유를 가공한 석유제품을 국내는 물론, 일본과 중국으로 수출하는 중간 항만이다.세계 4대 액체물류항만인 울산항과 SK에너지, 에쓰오일 등 세계 유수의 정유사 2곳이 위치해 석유화학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또 석유를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이 정제할 수 있는 잉여 정제능력이 높아 중국, 일본 등의 다른 지역에 비해 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여력이 많은 장점도 갖췄다.울산항은 수심이 평균 17m로 깊어 대규모 유조선의 통항이 가능하다. 안정적인 기후와 항만 석유제품 브렌딩이 가능해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어 주요 소비국인 중국의 각 도시에 대한 수송기간이 싱가포르보다 5일 이상 단축되는 장점이 있다.

# 성공시 4조원대 생산유발·2만여명 고용 창출
한국석유공사가 지리적 여건, 시설, 항만물류체계, 지원서비스, 경제 및 물동량을 종합적으로 비교 분석한 자료에서도 오일허브 입지로 울산이 최고로 나타났다.

 김노경 울산시 창조경제기획관은 "오일허브가 성공하면 전국적으로 4조4,600억원의 생산 유발과 2만2,000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있다"라며 "석유산업이 동북아 주도권을 갖는 경제시스템을 만들도록 관계기관 및 기업과 온 힘을 기울여야 가능한 일"이라고 전망했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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