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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강병원 외과 이종호 전문의가 정기검진 차 내원한 환자에게 대장암의 진단과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근 서구화된 식생활과 외식문화가 정착됨에 따라 한국인의 대장암 발병률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대한대장항문학회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세계 184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세계 대장암 발병현황'의 분석 결과, 한국 남성의 대장암 발병률이 아시아 1위, 세계 4위다. 특히 대장암 발병 증가세 역시 매우 높아 인구 10만 명 당 암 발병률이 간암이나 폐암 등이 감소 추세를 보인 반면, 대장암은 1999년 27.0명에서 2010년 49.8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탤런트 고 김자옥 씨도 대장암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별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김자옥의 사망 원인인 대장암은 최근 급격하게 늘고 있는 암 중의 하나다.


정확히 밝혀진 발병 원인 없으나
서구화된 식습관 연계 가능성 커
풍부한 섬유질·싱거운 식단 추천
혈변·복통 계속되면 병원 찾아야


대장암의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고 있지만, 한국인의 식생활이 점차 서구화되면서 육류를 자주 섭취하는 식습관이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평소에 장이 좋지 않거나 심한 변비로 인해 배설의 기쁨을 만끽하지 못하면 장내에 배설물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장내에 독소가 흡수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대장암이 발병할 수 있다.
 대한암협회에 따르면 대장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73.8%로 미국·캐나다와 같은 서구 국가의 수준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장암은 위암과 마찬가지로 원격 전이 단계에서의 5년 상대 생존율은 남성 18.6%, 여성 17.6%의 생존율로 그 추이의 차이가 큰 편이기 때문에 조기 발견을 위한 정기 검진의 중요성을 무엇보다 강조한다.
 지난해 대한암협회에서 위암, 폐암과 더불어 '대장암'을 3대 이슈 암으로 선정할 정도로 대장암은 한국인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70세 이후의 남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해마다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대장암의 진단과 치료법 등에 대해 울산 동강병원 외과 이종호 전문의에게 들어본다.
 
# 70세 이상 남성 발병률 최다
소금에 절여 먹는 식습관은 위암을 양산했고 흡연이 폐암환자를 양산시켰다면, 최근 급격히 늘어난 대장암의 발생빈도는 식생활의 서구화에 기인한다고 보여진다. 과도한 동물성 지방의 섭취, 붉은색 고기, 특히 육류를 고온으로 굽거나 튀길 때 발생하는 화합물 등이 섬유질 부족, 운동부족 등과 연계돼 대장암 발병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장암 발생시 가장 흔한 증상들로는 혈변을 배설하거나, 변이 가늘어지거나, 잔변감, 심한 경우 복통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 추천되는 식단이란 한마디로 짜지 않고 섬유질이 풍부한 소박한 시골밥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생활에서 항상 이러한 식단만 고집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대장암의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벌써 많이 진행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기진단과 최선의 치료가 현실적으로 대장암에 의한 사망률을 줄이는 길이라고 생각된다.
 
# 대장암의 진단 
대장암은 대부분 대장내시경검사를 통한 조직검사로 진단된다. 대장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으므로 50세가 넘는 성인은 대장내시경검사를 받는 것이 추천한다. 검사 도중 대장암의 씨앗인 용종이 발견되는 경우 간단히 제거해 대장암 예방효과를 볼 수 있으며, 점막에만 국한된 조기 대장암의 경우 내시경적 절제술로 간단히 완치될 수도 있으니 일거양득이라고 할 수 있다.
 조직검사상 대장암으로 진단된 경우에는 다음 단계로 복부 및 흉부 CT촬영을 해, 암이 얼마나 진행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CT는 암이 주변 장기나 림프절, 혹은 간이나 폐 등으로 전이됐는지 알아보는 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본적인 검사다. CT검사에서 간 전이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나 직장주변으로 암이 얼마나 퍼졌는지 알아보기 위해 MRI검사가 보조적으로 사용되며, 암세포가 정상세포에 비해 대사활동이 빠른 점을 이용한 PET CT검사가 다른장기로의 전이여부를 좀더 정확하게 파악하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 대장내시경절제술 시술 모습.
# 대장암의 치료
1. 대장내시경절제술
대장내시경검사 도중 용종이라고 판단돼 제거한 경우에도 조직검사상 대장암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으며, 병변의 크기 및 모양 등으로 사전에 조기 암으로 판단 후 내시경적 절제술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조직검사상 점막에만 국한된 대장암 등은 완치를 기대하고 더 이상의 치료없이 추적관찰할 수 있으나, 깊은 점막하층 침범이 확인된 경우에는 주위 림프절 전이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수술이 권유되기도 한다.

2. 수술
◇대장절제술 및 림프절 청소술
대장암 수술과 다른 양성질환의 대장수술의 차이점은 림프절 청소술이다. 대장암은 진행할수록 림프관을 따라 주위림프절로 전이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수술 전 CT 및 PET CT 등으로 어느 정도 추측이 가능하지만, 수술후 조직검사에서 림프절전이 여부가 확진되기 때문에 수술시에는 표준적 범위의 림프절 청소술이 필수적이다.

◇최소침습수술 (복강경수술)
대장암의 복강경수술은 수술후 통증감소 및 미용효과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재발률에 있어 개복수술과 대등하며, 연구자에 따라서는 우월한 결과를 보고하기도 하기 때문에 현재 국내외에서 표준적인 수술로 인정되고 있다. 개복수술에 비해 우월한 결과에 대한 원인으로는 상처가 작고, 통증이 적어 수술 후 염증반응이 덜하다. 따라서 환자의 면역체계가 더 잘 유지되는 것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 개복수술에 비해 회복이 빨라 항암치료를 좀 더 일찍 시작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합병절제
대장암이 주위장기에 침습된 경우는 간이나 폐 등으로 원격전이된 경우와는 달리 적극적인 합병절제시 침습이 없는 같은 병기의 환자와 비교해 생존율에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방광이나 소장 등이 흔한 침습장기이며, 적극적인 합병절제가 필요하다. 간이나 폐로 원격전이된 경우도 적극적인 절제 및 항암치료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항암치료
대장암수술 후 조직검사상 3기 혹은 고위험 2기에 해당하는 경우 약 6개월간의 보조적 항암치료가 권유된다.
 과거 수술만 시행했을 때보다 장기적으로 생존율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항암제 종류나 투여방법 등은 암의 조직학적인 성질, 환자의 전신상태 및 선호도에 따라 결정된다.
 또 일반적으로 수술로 완치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무증상기간의 연장, 증상완화, 생존기간의 연장 등을 목적으로 시행한다. 소수에서는 완치를 기대할 수도 있으며, 완치 목적의 수술이 가능한 상태로 치료되기도 한다. 
 정리=이동욱기자 usldu@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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