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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라시 위험한 소문'이라는 영화를 최근에 우연히 보게 됐다. 야당 국회의원을 음해하기 위해 퍼뜨린 소문에 유명 여배우는 곤경에 처하게 되고 자살하게 된다. 그런데 자살이 아니라 국가기관으로부터 살해 됐다. 이를 매니저와 소문을 통해 뉴스를 만들어내는 사설기관이 함께 파헤치는 이야기다. 근거 없는 소문이 엉뚱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남은 사람에게도 큰 고통을 안기게 되고 소문의 진원지 또한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다.

 울산에서도 비슷한 일이 생겼다. '누구도 말하지 않았다'고 하는 근거 없는 이야기가 여러 신문과 방송을 탔다. 하나같이 '울산시에 따르면'이라는 인용구를 달고 있다. 내용은 이렇다. 지난해 12월 마지막 날부터  울산 A일보에서부터 B일보, C방송에서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울산광역시, 울주군이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 노선을 현장 조사하기 전에는 백두대간 및 정맥에 관한 환경영향평가 가이드라인에 나오는 낙동정맥의 핵심지역에 상부 정류장을 설치하면 안 되는 지침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에서 다소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는 식의 내용이다. 따라서 케이블카 건설에 탄력을 받게 됐다는 분위기를 전하는 뉴스다. 비슷한 내용들을 지역 신문과 방송에서는 돌아가면서 내보냈다. 심지어 중앙지인 G일보에서 조차 낙동정맥 핵심지역을 꼭 지켜야 한다는 강한 입장에서 '다소간에 누그러진 검토의 방향'으로 전환됐다는 울산시 관계자를 인용해서 보도했다.

 이 기사를 접한 낙동강유역환경청 측은 당황되고 황당하다고 했다. 아직 어떠한 서류도 오지 않았고 공식적인 협의도 없었다. 그래서 울산광역시와 울주군에 전화로 확인했더니 시나 군 어디에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울산시 이야기를 듣고 유역청에는 확인도 하지 않고 기사를 작성했다는 말이다. 당시 현장을 답사했던 유역청 담당국장은  답사 이후 며칠 지나 명예퇴직을 했다. 그리고 담당 과장은 지난 12일자로 인사발령이 예고된 상태였다. 구두 상으로도 변화된 태도를 보일 위치의 사람이 없음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누구도 이야기할 일 없는데 기사가 만들어지고 릴레이가 됐음이다.

 한편, 보도내용이 전혀 근거 없는 내용은 아니었다. 분명한 출처가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15일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신불산 케이블카 건설에 따른 갈등조정 차원에서 영축환경위원회와 울산광역시, 울주군을 함께 모은 자리가 있었다. 이때 상부 정류장과 상부 보조지주 위치를 현장 확인하고 왔다. 중간지주위치도 멀리서 보고 왔다. 이때도 담당 국장은 무리한 계획이라고 걱정하는 말을 했었다. 이후 지난 5일, 영축환경위원회는 빠지고 울산광역시와 울주군이 만났다고 유역청은 밝혔다. 이때도 갈등조정회의 시 영축환경위원회 단체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해서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백두대간 및 정맥에 관한 환경영향평가 지침을 안 지켜도 된다거나 검토하겠다는 이야기는 사실 무근이라고 했다. 비공개적으로 만난 사실을 언론이 알고 있다는 것은 울산광역시와 울주군 측에서 나오지 않고는 만남 자체를 아는 쪽이 없다는 사실이다.

 신문마다 이야기는 조금씩 다르다. 엄격하게 지침을 지켜야 한다는 쪽과 유연, 검토로 변화됐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신문기사의 큰 제목 만큼은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 탄력 받아'라는 문구다. 내용을 자세하게 읽어보지 않고 제목만 본다면 케이블카 사업이 뭔가 희망이 있다는 것처럼 느끼기에 충분하다. 어떤 이들은 지난 8일 열린 영축환경위원회의 식생조사 진실 기자회견에 앞서 만들어 낸 기사들이라고 의심을 받고 있다. 잘 되고 있는 사업을 환경단체가 반대한다는 이미지를 시민들에게 심어주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것이다. 간담회에 모두 참석했던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들이다. 따라서 당시 참여했던 인사를 중심으로 조사를 해야 한다. 허위사실을 말한 이유를 따져야 한다. 언론사도 어떤 근거에서 작성하게 됐는지도 물어봐야 한다. 언론은 진실만을 시민들이 알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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