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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남부선 부산~포항 간 복선전철화 공사장 인근에서 조련 중인 훈련개 수십여 마리가 시름시름 앓다 죽어갔다. 애견학교 측은 공사장 소음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 시공사측, 대책 요구 번번이 묵살
22일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명산리 필 애견훈련학교 측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애견학교 앞 서생면과 경계지인 부산 기장군 내 야산 터널발파 공사 이후 개들이 철망을 물어뜯는 등 극심한 불안증세를 나타냈다.
 특히 심야시간대는 개들이 불안에 떨면서 놀라 짖어대는 데다 개들끼리 싸움도 빈번해 공사 이후 현재까지 조련 중인 개 30여 마리가 죽었다는 게 애견학교 측의 주장이다.
 건강했던 말도 머리를 받는 등의 자해로 온몸이 상처투성이라고 덧붙였다.
 이곳 애견학교에는 280여 마리의 개들이 산악 등 재난구조와 경찰의 과학수사 등에 투입되기 위해 훈련 중이다.
 애견학교 이채원 교장은 "개들은 청각이 사람보다 50배 이상 뛰어나다"며 "24시간 밤낮없는 발파공사로 인해 소음과 진동에 민감한 개들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죽었다"고 주장했다.
 이곳 개들은 훈련 등을 목적으로 조련하기 때문에 몸값이 고가다.
 이 교장은 "잘 훈련된 개 한 마리의 몸값은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을 호가한다"고 밝혔다.

# 견주에 300만원 자체보상도
애견학교 측은 일반인이 훈련을 의뢰한 개가 죽자 개주인에게 300만 원을 피해보상금으로 지급하기도 했다.
 이 교장은 "시공사 측에 개들이 소음에 민감하기 때문에 공사 시작 전부터 수차례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묵살당했다"며 "말 못하는 짐승이 몸부림을 치며 죽어가는데도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애견학교 측은 그동안 부산 기장군과 기장경찰서에 수차례 소음 민원을 제기했고, 지난 14일에는 훈련 중인 개 두마리를 끌고 부산 한국철도시설 영남본부 사무실 앞에서 시공사 측의 대책을 촉구하는 원정시위도 벌였다.
 공사장과 애견학교와의 직선거리는 420여곒. 지난 2013년 11월부터 공사에 들어간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사업 6공구 구간이다.
 현재 터널공사는 시공사 측이 애견학교 측의 거센 항의에 애견학교쪽으로 50여곒 파내려간 이달 초부터 중단했다.
 정두은기자 jde003@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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