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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전 60대 초반의 아주머니가 CCTV관제센터 사무실을 찾아오셨다. 1년 전 남편이 뺑소니로 몰려 지금까지 소송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 아주머니의 말로는 남편의 차가 퇴근시간에 횡단보도에 정차해 있다 출발했는데 차에 가깝게 있던 남자가 차량에 치었다고 신고를 했다는 것이다.


 3주 진단이 나오고 남편과 아주머니는 1년 넘게 소송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아주머니의 모습은 금방이라도 중병에 걸릴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 당시 경찰에서 주변 CCTV를 확인했지만 사건 현장까지는 볼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도 아주머니는 혹시나 빠지고 조사하지 못한 CCTV가 있는 지를 알아보시기 위해 우리 관제센터를 찾아오신 것이었다.
 CCTV 영상은 30일까지 저장해 놓았다가 자동 삭제되게 되어 있다. 안타까운 마음에 사건현장 주변에 CCTV가 있는지를 조사하였지만 안타깝게도 사건 시점 이후에 설치된 것만 두개소나 있었다. 아주머니도 법원 소송을 진행하다 보니 CCTV가 증거 자료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세월이 1년이 넘게 지났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푸라기라도 잡을 심정으로 찾아오신 것이었다. 아주머니는 한 달이 넘은 어느 날 다시 한번 방문 하셨다. 아직까지 소송중이시라는 아주머니의 말씀을 듣고 건강 챙기시라는 말밖에 못해드려 죄송하고 안타까웠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될 수 있다. 억울함에 가슴을 치게 되지만 증거자료가 없으면 그대로 뒤집어 쓸 수밖에 없다. CCTV는 그 사실 그대로 보여준다. 그때 그 장소에 CCTV가 있었다면, 뺑소니로 소송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며, 또한 아주머니의 남편이 자기도 모르게 사람을 다치게 하였다면 그 사실을 바로 인정하였을 것이다. 1년이 넘게 아주머니의 남편 뿐 아니라 가족, 당사자 모두 심신이 고단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와 같이 CCTV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범죄에 불안해하는 주민들이 자기 집 주위에 CCTV를 설치해 달라는 요구가 급증하고 있다. 동구 CCTV관제센터는 작년 한 해 동안 안전사각지대에 69개소 186대의 CCTV를 설치했지만 주민들의 요구를 해소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특이한 점은 CCTV설치를 요구하는 지역을 보면 주로 빌라촌이나 주택가로 도둑이나 강도 범죄가 빈번히 일어나는 지역이다. 한번이라도 범죄의 피해를 당해본 주민들은 불안해서 못살겠다며 관제센터를 찾아와 CCTV를 설치해 달라고 애원도 하고 화도 내곤 한다. CCTV의 활용은 경제성장으로 인해 풍요롭고 질 높은 생활을 하면서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 반면에 범죄가 지능화, 신속화 됨에 따라 범죄가 더욱 잔인화되고 묻지마 범죄 등 신종 범죄들까지 끊임없이 발생되고 있어 이러한 범죄예방과 안전대책의 일환으로 경찰의 부족한 인력과 장비를 보완하는 도구로 시작했다. 우리구는 2009년부터 CCTV를 본격적으로 설치하였으며, 적극성을 띄고 설치한 것은 2014년부터이다. 또한 쾌적하고 안전한 동구를 만들기 위해 5개년 중장기적으로 CCTV설치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CCTV가 활성화되면서 자치단체의 각 시·군·구의 방범, 재난안전관리, 쓰레기 무단투기, 산불감시, 불법주정차, 어린이 보호구역 등 여러 형태의 CCTV를 통합관리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 통합관제센터이다. CCTV가 종합적인 도시관제 시스템으로 부서간 긴밀한 업무협조가 가능하며, 경찰과 협업하여 긴급 상황에서도 즉각 대응 할 수 있는 체계가 되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CCTV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함으로써 미아와 실종자를 찾고, 현행범 검거, 범죄의 증거자료를 제공하며 스쿨존과 어린이보호구역 등을 365일 24시간 빈틈없는 관제로 구민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장점이 있다. 우리구도 작년 1월에 CCTV통합관제센터를 개소하여 16명의 관제요원과 3명의 경찰관이 365일 24시간 관제근무를 하고 있으며, 작년 한 해 동안 관제요원의 모니터링으로 710건의 사건을 미연에 예방하고 처리하였으며, 수사 증거자료로 531건을 제공하였다.


 위와 같이 CCTV통합관제센터를 일년 남짓 운영하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 본인의 억울함을 풀고 안전하게 살수 있도록 CCTV를 설치해 달라는 주민들이 있었는가 하면, 공원에 설치한 CCTV가 본인을 감시하는 것 같아 기분 나쁘다고 인권침해 아니냐며 찾아오시는 분들도 있었다. 틀린 말이 아니다. CCTV가 감시하고 있으면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요즘같이 정보통신이 발달한 시대에는 CCTV 뿐만 아니라도 우리를 감시하는 것은 많다. 자동차의 블랙박스는 도처에 깔려있고, 아파트나 백화점 같이 큰 건물은 정문에서부터 우리를 감시하고 있다. 지자체에서 설치하는 CCTV는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안전사각지대에 최소한으로 설치하며, 사전에 주변 주민들의 동의를 받고 설치를 하게 된다. 그렇게 설치한 CCTV는 통합관제센터에 연계하여 관제요원들과 경찰관이 범죄 요소를 관제하게 된다. 모두 다 주민이 안전한 삶을 살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앞으로 CCTV통합관제센터가 억울하다는 주민들의 진실을 밝혀주는 곳이었으면 한다. 또한 주민들이 CCTV를 믿고 편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 CCTV통합관제센터는 주민들의 요구를 잘 살펴 주민의 인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운영을 해 나가야할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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