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도 황사 안전지대가 아니다. 지난 이틀간 중국에서 날아온 흙먼지가 울산 하늘도 뿌옇게 뒤덮었다.
이번에 울산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최고 334㎍/㎥였다. 황사 주의보 기준은 400㎍/㎥(경보 기준 800㎍/㎥)이며, 울산에 황사 예비특보가 발령된 것은 올 들어 처음이었다. 지난 2011년 봄 황사 주의보가 내려진 이후 울산에 황사특보가 발령된 것은 4년 만이다.
4년 만에 최악의 황사가 급습한 울산의 하늘은 온 종일 뿌옇게 뒤덮었으며 시정거리도 5~10㎞로 평상시보다 2~3배 가량 짧았다. 울산의 경우 황사는 산업체에도 영향을 미쳤다. 황사로 일부 공단 기업체는 조업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울산 국가산단 내 기업체 중 대기의 영향을 받는 공정과 옥외 도장작업 등은 일부 가동을 멈추거나 먼지를 거르는 필터를 교환하는 등 힘든 하루를 보냈다.
황사는 주로 봄에 발생했던 것과 달리 이번 황사는 겨울에 발생한데다 지속시간이 길고 강도도 강해 다소 이례적으로 기록됐다. 황사는 중국 고비사막과 네이멍구 고원에서 발원한 것으로, 중금속 등 오염물질이 포함돼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2002∼2013년 우리나라에 불어온 황사의 81%가 고비사막·네이멍구 고원에서 시작됐다. 모래바람은 중국의 대규모 공업단지, 도시에서 뿜어내는 대기오염 물질인 미세먼지까지 흡수해 한반도를 공습한다. 앞으로 황사가 더 자주 찾아올 것이라니 걱정이다.
황사로 인한 시민들의 건강과 산업체의 비용증가도 우려된다. 머리카락 굵기의 7분의 1에 불과한 미세먼지는 호흡기계 질환,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지목될 정도로 그 폐해가 크다. 미세먼지를 포함한 황사를 '봄철 불청객'으로 치부하고 말 일이 아니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중국발 미세먼지의 30∼40%가 한반도로 넘어온다고 추산한다.
정부는 미세먼지 유해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면서 지난해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 미세먼지에 '절반의 책임'이 있는 중국 측과는 아무런 진전이 없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황사 예보제를 보다 강화하고 안내판이나 홍보판 설치 등 시민들이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할 때다.
- 기자명 울산신문
- 입력 2015.02.2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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