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다. 뭔가를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 삶은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선택의 연속이다. 지금 일어나? 아니 한 10분정도 눈 좀 더 붙이고 일어날까?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일에서부터 거리에서 신호등이 노란불로 바뀔 때 가속 페달을 밟을지 브레이크를 밟을지 등 일상에서 자주 마주치는 사소한 선택에서부터 인생의 반려자를 선택하는 모험인 결혼, 벌어먹고 살기 위해 선택하는 직업 등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하는 무거운 선택까지….
사람을 선택하는 것은 더 어렵다. 좋고 유능한 인재를 뽑는다는 것, 즉 올바른 사람을 골라 내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기업에서 사람을 뽑을 때 스펙이다 인성이다 역량평가다 해서 다양한 인사채용방법을 개발하는 것을 보면 인간이 각양각색의 다른 인간을 평가하여 그 일에 적당한 사람을 뽑는 완벽한 방법은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 같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알아내기란 신이 아닌 이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투표가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투표를 하는 행위는 결국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다. 후보자가 무슨 생각으로 출마를 했는지 그의 속마음을 알아내기가 도통 쉬운 일이 아니다. 진정 조직의 발전과 구성원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생각으로 출사표를 던졌는지, 개인의 입신양명을 위해 되면 좋고 아님 말고 식의, 그냥 자리가 탐나서 선거판에 뛰어 들었는지를 알아내기란 무척 어렵다. 그렇다고 후보자의 진심을 알아보기 위해 일일이 거짓말탐지기 앞에 세울 수도 없는 노릇이다.
투표를 할 때마다 어느 후보자를 선택할지 갈등이 생기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나마 나은 후보자를 선택하는 방법은 자신의 양심에 따라 표를 던지는 것이 맞지 싶다. 나한테 개인적으로 잘해줘서가 아니라 개인적으로는 코드가 맞지 않지만 조직전체의 발전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그런 후보자에게 표를 던진다면 적어도 투표를 하고 난 후에 께름칙한 마음은 들지 않을 것이다.
또 다른 후보자 선택방법은 역발상으로 후보자를 고르는 것이다. 일명 '솎아내기' 방식이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이고 특출하게 마음에 드는 후보자가 없을 경우 선택하는 방법으로 제일 나은 후보자를 고르기가 어렵다면 가장 적합하지 않은 후보자부터 차례로 골라내고 마지막으로 남은 한 명의 후보자에게 표를 던지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이번 3월 11일에 있는 조합장선거도 여느 선거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출마한 후보자 누구나 조합을 위해 열심히 땀 흘려 일하겠다고 공약을 한다. 울산지역에는 18개의 조합에서 조합장을 뽑기로 되어있다. 중울산, 온산, 상북농협은 후보자가 한명 뿐이라 선거가 없어 15개 조합에서 2만 5,200여명이 선거권을 쥐고 있다. 이번 조합장선거의 유권자는 울산 전체 인구에 비하면 그 수가 미미한 수준이지만 조합과 관련 있는, 즉 조합지점과 이들 조합에서 운영하는 경제사업소, 하나로마트의 이용객 숫자는 상당히 많고 조합장의 조합 운영능력에 따라 직·간접적인 영향이 이들에게 미칠 것이다.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다. 조합장선거의 관리를 맡은 우리 선관위는 후보자에 대한 정보와 공약이 담긴 선거공보와 투표안내문의 발송을 이미 끝냈다. 이번 조합장선거는 규정상 선거운동방법이 많이 제한되어 있어 '깜깜이 선거'라고도 하지만, 조합 본부와 지부에 붙어있는 선거벽보와 조합원의 집으로 배달된 도착한 선거공보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후보자를 선택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터넷 쇼핑을 할 때는 좀 더 싸고 품질 좋은 상품을 사려고 여러 사이트를 뒤지는 수고를 아끼지 않으면서도 정작 내가 속한 조직을 이끌어갈 수장을 뽑는 일에는 소홀한 경우가 많다.
올바른 후보자를 선택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조합원의 현명한 판단으로 진정 조합을 사랑하고 조합을 위해 헌신할 사람이 조합장으로 당선되었으면 정말 좋겠다. 자격있는 조합장이 당선되어 울산지역의 농업과 임업 발전을 이끌 견인차 역할을 함으로써 지역경제를 튼튼히 하는데 한 몫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기자명 울산신문
- 입력 2015.03.0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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