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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10일 대곡천암각화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또 한 번의 도전에 나섰다. 2010년 잠정목록에 올라 첫 단추를 꿴 데 이어 이번에는 우선등재 추진지로 뽑히냐 마느냐의 기로에 선 것이다.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학술·문화적 가치를 높이고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도움이 돼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국가마다 등재 신청 기회도 일년에 단 1번이다. 우선등재 추진지로 뽑혀도 다른 추진지들이 있기 때문에 최종 등재까지는 갈 길이 멀다. 이렇게 까다롭고 어려운 작업이지만, 그럼에도 긍정적인 기대를 하는 것은 한반도 선사유적의 1번지로 꼽히는 대곡천암각화군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기 때문이다. 대곡천암각화군은 반구대암각화, 천전리 각석 등 선사유적 뿐 아니라 조선시대 명승지인 구곡과 집청정, 반구서원 등의 유적지와 공룡 발자국 화석, 향로봉 같은 자연유산도 풍부하다. 게다가 울산시, 울주군 등 관계기관의 노력으로 주변 경관도 많이 개선됐다.

그러나 아쉽게도 보존, 관리면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다. 일각에서는 이 것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실제 이는 등재 여부를 좌우하는 한 기준이다.
 최근 유네스코의 최종 등재 심사결과를 기다리는 백제역사지구의 경우 보존, 관리능력이 뛰어난 점이 유적가치만큼 좋은 반응을 얻었다. 보존대책에 있어서 지금처럼 성급한 결과를 끌어 내기 보단 유적 상태나 주변 경관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 선에서 일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그밖에도 숙제가 많다. 전문가들은 대곡천암각화군으로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했기 때문에 암각화와 주변 유적지를 연계, 관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실제 이런 방안은 거의 마련돼 있지 않다. 주민 민원, 분쟁의 소지가 있다는 것도 문제다. 실제 반구대암각화 초입에는 허름한 막을 두른 업소가 있는데 이들을 무작정 내보내는 게 능사인지는 고민이 필요하다. 향후 보존, 완충 구역을 지정하고 이에 따른 법적 근거와 중장기 정비계획 수립이 필요한 이유다. 국제학계에 결과물을 알리는 노력도 필요하다. 말로는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유적이라고 하지만, 실제 관련 연구기관은 울산대 반구대암각화유적보존연구소와 암각화박물관이 전부다. 국사교과서 등 많은 자료에도 여전히 부정확한 연대 등이 소개되고 있지만 고치려는 노력은 부족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의 혁신적인 변화다. 현재 대곡천암각화군 전담인력은 문화예술과 문화재계 담당자 1명이 고작이다. 전문가를 영입하는 방안 등이 검토돼야 한다. 또 시민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대곡천암각화군 유네스코 세계유산추진위원회' 같은 민관기구가 마련돼 민관이 합심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런 노력 끝에 첫 지역 문화자산의 세계유산 등재라는 꿈이 실현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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