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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초 지방중기청장으로 부임하자마자 요즘 조합·단체의 정기총회가 많이 열리고 있어 지역 기업인들이 모이는 자리에 참석할 기회가 많이 있다. 그중 한 조합의 정기총회는 조금 색다른 프로그램 구성으로 기억에 남는다.
 내빈의 축사와 기업 CEO에 대한 포상은 여느 총회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지만 이후 순서로 모범근로자에 대한 포상이 이어졌고 다수의 학생들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하는 순서를 마련하여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 정기총회는 단지 소속 기업인들만의 모임이 아닌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나눔의 장으로 느껴졌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떠올려보는 계기가 되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라고 하면 아직도 많은 중소기업과는 거리가 먼, 대기업만 할 수 있는 사회 봉사활동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앞으로는 우리 회사가 영속기업으로 생존하기 위한 필수사항으로 인식하고 기업 브랜드를 높이는 전략으로 적극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글로벌 환경을 살펴보면 2010년 ISO26000이 발효되는 등 이미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고 앞으로 선진국 시장에서 새로운 비관세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우리 기업들도 반드시 대비해야 할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의 예로서 소극적 개념으로는 고용 창출, 투명한 회계, 성실 납세에서부터 적극적인 개념으로는 환경·윤리경영, 사회공헌, 자선·문화활동 지원 등을 들 수 있겠다.
 기업은 사회적 책임 활동을 통해 대외고객, 주주, 내부직원 등 다수의 이해관계자에게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게 되고 이는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작용하여 고객 만족도 향상, 주가 상승 및 매출 향상으로 이어지고 근무하는 직원에게도 애사심을 느끼게 할 수 있다.
 고객이 선호하고 직원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기업이 장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사회적 책임 경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본부터 충실히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정당한 세금 납부, 질 좋고 신뢰를 주는 좋은 상품을 만드는 것 등 기업 경영에 있어 당연한 것부터 차근차근 지켜나가야 한다.
 중소기업청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경영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2012년 12월 '중소기업 진흥에 관한 법률'에 중소기업의 사회적 책임 경영의 근거를 신설했고, 2014년 4월부터 한국생산성본부를 '사회적책임경영 중소기업지원센터'로 지정하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교육과 전문 인력 양성, 정보 제공 및 컨설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환경경영, 사회공헌 활동 등을 포함하는 민간의 자발적인 경영혁신 활동 및 경영혁신 교육 이수실적에 따라 기업에 마일리지를 부여하고, 이 기업이 R&D, 수출, 정책자금 등 중소기업청 지원사업에 참여하고자 할 때 마일리지에 따라 가점을 부여하는 '경영혁신 마일리지 제도'를 2014년 7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제품의 품질 격차가 줄어들고 경쟁이 치열한 환경에서 고객은 착한 기업을 선호하게 마련이다. 아무쪼록 보다 많은 중소기업이 사회적 책임 경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는 전략으로 삼아 실천해 나가시길 당부 드린다.
 의지가 있다면 거창한 계획보다 때로는 즉각적인 작은 실천도 필요한 것 같다. 명절 같은 때에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을 돌아보며 전통시장 상품권을 구입해서 좋은 뜻을 전하며 주위에 선물하는 것도 즉시 실천 가능한 사회적 책임 경영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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