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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시 미국 대통령은 후세인의 처형 소식을 전해들은 직후 "이라크의 민주화에 중대 이정표가 될 것이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다른 이라크 전쟁의 주역인 영국의 반응 역시 "후세인은 죄 값을 받은 것 뿐이다"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미국의 대 이라크 전쟁을 반대했던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과 중동 지도자들은 격렬한 논조의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그런가 하면 후세인을 지지했던 이라크내 수니파들은 일전을 불사하고 있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사형이 전격 집행되면서 이라크의 종파간 내전양상은 물론 반미 보복테러의 가능성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라크내 후세인 지지세력인 수니파의 격렬한 저항과 이에 따른 제2, 제3의 반미 보복테러 가능성을 염두에 둔 표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뒤 반미. 반정부 저항세력이 된 수니파들은 후세인의 사형이 이뤄질 경우 무차별적인 보복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후세인도 처형을 당하기 전에 변호인단에게 전달한 자필친서를 통해서 반미 성전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후세인 처형을 재가한 이라크 현 정부와 시아파들에 대한 수니파들의 보복공격이 앞으로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미국의 CNN방송은 후세인의 처형에 환호하는 이라크 시민들의 표정을 전 세계에 방송하면서 수니파들을 자극하고 있다. 당장 이날 이라크 바그다드의 한 어시장에서 폭탄을 실은 미니버스가 폭발해 17명이 숨지고 30여명이 크게 다쳤다. 다만 이날 사고가 후세인 전 대통령 사형 집행에 대한 보복성 테러인지 여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후세인에 대한 사형집행이 2003년 개전이래 3년9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이라크 전쟁의 종식으로 이어질 지 오히려 더 큰 테러와 희생을 불러 올 지 주목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를 안타깝게 하는 것은 이라크 국민들이 느끼는 죽음에 대한 공포다. 테러와 폭력, 무차별적인 살상으로부터 오는 심리적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민간인이 급증하고 있다. 사담 후세인이 비록 희대의 악인이라 하더라도, 모든 책임을 그의 잘못으로만 결론지울 수 없다. 그도 죽음 앞에서는 공포를 느끼는 약한 인간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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