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기업에서도 주 40시간 내에서 자율적으로 근무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자율출퇴근제인 이른바 '플렉서블(flexible)' 근무 체제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12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본사 기준으로 4월 13일부터 자율 출퇴근제를 전면 시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루 4시간 근무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주 40시간 이내에서 본인이 알아서 근무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며 "이같은 근무제도가 직원들의 창의성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본사에서 자율 출퇴근제를 시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수원 등 국내 사업장은 물론 해외 사업장에도 이 제도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전자 계열사인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는 물론 다른 사업 부문의 계열사에도 이 제도를 전파할 계획이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1993년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을 발표한 직후인 그해 7월 그룹 전체 계열사의 조기 출퇴근제를 의미하는 '7·4제(7시 출근·오후 4시 퇴근)'를 시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대기업들도 이같은 근무시스템 도입을 본격화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SK그룹은 2013년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사람·문화 혁신 차원의 권고 지침을 내놓았다. 계열사별, 팀별, 부문별로 알아서 유연근무제를 실시하도록 권고한 것이다. 현재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주력 계열사에서 부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결정권자는 임원급의 실장과 부문장 등이다. 자율적으로 해당 실·팀의 근무형태를 감안해 정하는 체제다.
 하지만 유연근무제에 미온적인 기업도 상당수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자율 출퇴근 방식이 전혀 검토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업종 특성상 생산공장과 영업조직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유연 근무는 현실적으로 도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연구개발직군도 개발이 완료되면 양산 상황을 라인에서 확인해야 한다. 철저하게 라인 중심으로 돌아가는 체제"라고 부연했다.
 이밖에 중공업도 업종 특성상 유연근무제가 거의 불가능하다. 통상적으로 제품과 사업장의 규모가 큰 '중후장대' 산업일수록 플렉시블 근무 시스템을 도입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유통업도 유연근무제와는 거리가 있다. 롯데와 신세계 계열사 중에는 롯데마트가 유일하게 시간대별 조근무를 하는데 이는 마트 영업시간이 길어 불가피하게 조를 짜는 것일 뿐 진정한 의미의 유연근무제로 볼 수는 없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김미영기자 myidaho@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