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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개발은 이 시대에 불교 수행자의 수행공간인 사찰이라고 예외일수 없다.
 문화유산, 생활양식 등 문화적 요소들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시대적 가치관을 부여하여 체계화시켜 지속가능하게 운영한다면 사찰에 속해있는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사찰경제에도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각 사찰은 창건 연기 설화에 등장하는 동물을 중심으로 스토리텔링 등 문화상품을 개발 및 활용함으로써 불자의 문화향유와 비불자의 한국불교문화의 이해 차원에서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이다.
 금빛의 물고기를 말하는 금어, 아홉 마리 용을 지칭하는 구룡, 다섯 마리의 학을 일컫는 오학 등의 소재에 등장하는 동물은 물과 연관이 있다.
 또한 범어사(梵魚寺), 통도사(通度寺), 월정사(月精寺)의 창건 설화에 등장하는 공통점이 있다. 금빛물고기는 금붕어로, 학은 두루미로 실존하지만 용은 습지를 매워 창사한 도량의 설화에 종종 등장하는 상상의 동물이다.
 

 범어사의 창건 설화를 범어사 홈페이지에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동래현 북쪽 20리에 있는 금정산 산마루에는 금빛을 띤 우물이 항상 가득차 있으며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고 한다. 그 속에 금빛 나는 물고기가 오색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놀았다고 하여 '금샘'이라고 하였다. 하늘에서 내려온 금빛고기와 황금우물 그리고 산 이름을 따서 금정산 범어사라고 절 이름을 지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4교구본사 선찰대본산 금정총림 범어사는 금정산 범어사로 불러지며 신라 문무왕 때(678년), 의상대사가 해동의 화엄십찰 중 하나로 창건하였다. 2011년 1336주년 개산대재를 맞아 금어연(金魚輦)을 100여년 만에 복원해 공개하였다. 금어연은 21개 분야의 인간문화재들이 고증을 거쳐 재연한 작품을 담았으며 멸실 후 100년 만에 복원되었다.
 

 통도사는 신라 제27대 선덕여왕 15년(646년) 자장율사가 창건하였다.
 구전되는 통도사 설화는 큰 못을 메워 창건한 도량으로 전해진다. 큰 못에는 9마리의 독용이 살고 있었는데 자장스님이 창건을 위해 설득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해 불로써 퇴치하였다고 한다. 그 중 다섯 마리는 양산으로 도망가서 오룡골의 지명을 갖게 되었으며, 세 마리는 울산으로 도망쳐 울주군 삼동골이되었다고 한다. 한 마리는 노용이 되어 날지못할뿐 아니라 오히려 불법을 지키는 도량지킴이로 남겠다는 맹세를 하여 그 배려한 자리가 구룡지인 것이다.
 

 월정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 문수성지로 알려져 있으며 오대산 월정사로 지칭된다.
 월정사는 자장율사에 의해서, 신라 선덕여왕 12년(643)에 창건되었다. 삼국유사<대산오류성중〉조에 의하면 월정사의 창건연기 설화가 자세하다. 월정사는 큰절을 중심으로 북대, 동대, 남대, 서대, 중대 등 다섯 개의 암자가 있다. 이는 다섯 마리 학과 무관하지 않다. 다섯 마리 학의 존재는 다섯 비구스님으로 오학성중으로 지칭된다. 다섯 마리 학은 곧 부처의 화현으로 설화에 등장하는 돈독한 불자인 신효거사를 교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시작하여 선방편으로 마무리된다. 공교롭게도 겨울철이면 일본 이즈미로 월동하기 위해 남하하는 두루미의 이동루트가 바로 월정사 상공인점도 다섯 마리 학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월정사가 매년 개최하는 오대산문화축전은 지역문화 향유를 갈망하는 강원도 도민에게 때맞추어 내리는 소낙비 같은 역할이다.
 

 학은 춤 잘추는 동물로 자주 회자된다. 몸집이 크며 날개가 길어서 두 날개를 활짝 펴서 우줄우줄하는 행동태는 듬직할 뿐 아니라 우아하다. 학은 높이 날며, 오래 날며, 멀리 간다. 이러한 행동태와 화현성을 보태어 사후 망자가 극락세계로 타고가는 학가(鶴駕)로 비유되고 있다. 이러한 것을 체계화시켜 작법화된 것이 통도사찰학춤인 것이다.
 독창적 사찰학춤은 1935년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발표 사찰령의 영향으로 단절되기도 했지만 해방후 조계종 중심의 불교정화과정에서 예능자 승려가 대부분 대처승으로 절을 떠나거나 타종단 설립으로 이적한 것도 한 몫을 했다. 사찰학춤도 범어사의 사례를 거울삼아 통도사와 월정사가 계승과 실천을 한다면 시대적으로 훌륭한 문화상품이 될 것이다.
 이제 불교 수행자도 문화콘텐츠 계발에 관심을 가져야 마땅하다. 각 사찰에서 지역관광 콘텐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마을마다 정체성 찾기에 노력하는 것도 살아남기 위한 창조경제 개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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