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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는 늘 설레임으로 맞는다. 보다 나은 내일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황금돼지의 해' 정해년(丁亥年)의 서막을 알리는 희망의 태양이 힘차게 솟구쳤다. 올해가 황금돼지가 아니라 붉은돼지다 뭐다 하는 것은 차치하자. 이는 어차피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 아닌가. 동녘의 장엄한 첫 일출을 맞으며 다사다난했던 병술년(丙戌年)의 온갖 시름은 접고 다복(多福)을 한껏 담아 힘찬 새해를 준비할 때다. '내집 마련', '백수 탈출', '솔로 청산' 등 저마다 소박한 꿈들을 안고 달려온 해맞이객들이 간절곶으로, 정동진으로, 땅끝마을로, 일출봉으로 줄달음쳤고 이곳은 해돋이만큼 사람들로 일대 장관을 이루었다. 육지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간절곶(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대송리)은 해맞이객 수천명이 몰려들어 일출 장관의 명당자리를 선점하려는 몸싸움으로 혼잡을 빚기도 했다. 간절곶에 마련된 '소망 우체통'(높이 5m, 폭 2.4m)앞에서는 관광객들이 줄지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엽서와 종이쪽지를 우체통에 넣으며 가족과 친구들에게 새해 덕담을 전했다. 더욱이 포근한 날씨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큰 불편을 겪지 않고 해돋이를 즐길 수 있었다. 이날 기온은 예년에 비해 4~5도 정도 높았다.
 간절곶 이외에도 해맞이 조형물 '상생의 손'으로 유명한 포항 호미곶에는 '한민족 해맞이 축전'이 고조에 달하며 꽁치 1만2천여마리를 연결해 만든 높이 8.7m의 과메기 홍보탑과 길이 80m의 조명터널인 '루미나리에'가 해맞이객들과 멋진 조화를 이뤘다. 동해안에서 가장 가까운 기차역, 드라마 '모래시계'로 유명세를 탄 강릉 정동진은 무게 8t의 모래시계 회전식을 갖고 속초해수욕장에서는 등을 밝힌 어선이 펼치는 선상프로그램이 준비돼 관광객들을 들뜨게 했다. 해맞이 명소마다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이 매시간 카운트다운을 세며, 일출 장관을 꼭 지켜볼 태세로 들뜬 분위기를 연출했다. 간절곶 대형 황금돼지상 앞에서 만난 60대의 한 할머니는 "해맞이 명소 간절곶을 말만 듣고 가족과 함께 처음 찾았은데 등대와 바다가 너무 잘 어울리는 곳"이라며 "대형 소망우체통과 황금돼지상을 돌며 새해 소망을 빌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젊은이들은 바다가 아닌 가지산과 신불산 등 울산의 명산을 친구들과 함께 찾아 해돋이을 맞았다. 검붉은 바다를 뚫고 올라오는 바닷가에서의 해돋이 못지않게 산등성이를 붉게 물들이며 서서히 솟구치는 해돋이도 더할 나위 없이 장엄한 모습이다. 모두가 새해 소망을 해돋이에 담으려는 간절함이 묻어났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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