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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 심리학을 아시나요? 알프레드 아들러는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열등감'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했고, 자기계발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사람이며, 인간은 용기만 있으면 누구나 변할 수 있고, 행복해 질 수 있다고 말한 사람이다.
 개인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아들러 심리학을 두 사람의 대화 형식으로 풀어가는 '미움 받을 용기'는 일본 교토대에서 서양철학을 전공한 철학자 기시미이치로와 작가 고가 후미다케가 공동 집필한 책이다.
 이 책은 일본에서는 작년에 종합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한국에서는 2014년 11월 출간된 이후 서점가에서 연속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기시마 이치로의 전작인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법', '오늘도 상처받은 나에게', '버텨내는 용기' 등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인간의 고민은 전부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며,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인간관계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타인에게 미움 받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즉 '미움 받을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인간관계의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남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포기하고, 내가 할 일과 타인이 할 일을 분리하고, 누구도 자신의 과제에 개입하지 못하게 함과 동시에 자신도 타인의 과제에 개입하지 말 것을 제안하며,심지어 '자유'를 타인으로부터 미움을 받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공부하는 것은 부모의 과제가 아닌 아이의 과제, 즉 "아이가 해야 할 일이지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아니다"라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논리는 자녀 교육 문제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대한민국 학부모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남에게 칭찬받으려 하지 마라. 칭찬은 자기보다 능력이 뒤떨어지는 상대를 조종하기 위한 것이다"라는 대목에서는 뒤통수를 망치로 한 대 맞은 느낌이 들었으며, 혜민스님의 베스트셀러인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구절을 생각나게 한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줄 수는 없습니다. 누군가 나를 싫어하면 싫어하든 말든 그냥 내버려 두고 사십시오. 싫어하는 것은 엄격히 말하면 그 사람의 문제지 내 문제는 아닙니다"
 

 또한 저자는 자유와 행복도 모두 '용기'의 문제일 뿐, 환경이나 능력의 문제는 아니며, 우리를 괴롭히는 열등감은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주관적 해석일 뿐이고, 인생은 '線(선)'이 아니라 '點(점)'의 연속으로서, 우리는 '지금 여기'를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 왜 이 책이 최근 우리나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을까?
 이는 그 어느 나라보다 체면 또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우리나라의 사회적 관습과 완벽한 인간을 추구하는 기존 자기계발서에 대한 반발이 아닐까? 또한 치열한 생존 경쟁과 수많은 SNS 때문에 더 많은 사람과 자기 자신을 비교하며 살아가야 하는 요즘 사람들에게 이 책은 탁월한 통찰과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라 생각한다.
 그러면 우리는 과연 미움 받을 용기를 얼마나 가지고 있을까? 사회적 체면 때문에 아파트 평수를 늘려가야 하고, 공짜 해외여행 티켓과 명절이 겹칠 경우 해외여행을 포기하기도 하며, 어느 도지사의 무상급식 정책에 내심 찬성하지만 공개적으로 이야기를 못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존심 때문에 무리하게 중형차를 구입하기도 하는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주위 사람들의 시선과 기대, 예로부터 내려온 전통과 관습 속에서 지금까지살아온 우리는 어찌 보면 나를 위한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한 인생을 살아왔다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남의 이목에 신경 쓰느라 현재 자신의 행복을 놓치는 실수를 범하고 싶지 않다. 내가 아무리 잘 보이려고 애써도 나를 미워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니, 미움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고 다짐해 본다. 어제 저녁 만난 거래처 사람의 넥타이 색깔이 무슨 색깔이었는지를 기억하지 못하듯이 남들은 내가 생각하는 만큼 나에 대한 관심이 없다. 남들 이목 때문에 내 삶을 희생하는 바보 같은 짓이 어디 있느냐는 저자의 주장에 큰 박수를 보낸다.
 교내 게시판에 공지사항으로 부고장이 게시되고, 5달러 또는 10달러씩의 부의금을 내는 미국의 장례문화를 경험한 적이 있다. 오늘도 부의금 봉투에 5만원을 넣어야 할 지, 10만원을 넣어야 할 지, 조화도 같이 보내야 할 지를 고민해야 하는, 체면과 남의 눈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에서 마음의 상처를 적게 받고 살아가기 위해 꼭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닐까. 오늘 저녁 회식모임 건배사는 '미움 받을 용기를 위하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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