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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따기용 주입식 강의 벗어나
수업방식·교육제도 등 변화 필요


"대중들이 흥미롭게 국사에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 시작한 시험이 교육 열풍에서 서열화 도구로 전락했다. 행시나 사시처럼 공무원 시험의 스펙처럼 돼 버린 상황이다." -2013년 10월 28일 (월) 교수신문-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즉 2015년 고등학교 2학년부터 한국사가 수능 필수 과목으로 된다. 교육부는 2013년 8월 27일 발표한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시안)'에서 한국사를 2017학년도 수능시험부터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김무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대변인은 "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지정 결정을 환영한다"며 "향후 3년간 학생들이 점수를 떠나 꼭 한국사를 배워야 한다는 당위성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계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한국사를 필수 지정해서 학생들의 역사의식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 때문에 찬성이 지지를 많이 받고 있지만 과연 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지정이 학생들의 역사의식 향상을 가져올 수 있을까?

 학생의 입장에서 한국사는 국민으로서 반드시 알아야 할 우리 역사가 아닌 단순히 지루하고 재미없는 과목일 뿐이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우리 역사의 소중함은 학생들에게는 해당 사항이 아니다.

 만약 수능 필수 지정을 하면 학생들이 역사의식을 가지고 한국사 공부를 열심히 할까? 한국사는 초·중학교에서 배웠고 심지어 고등학교에서도 필수과목으로 지정 돼 배워왔다. 하지만 효과는 없었던 것 같다. 그냥 단순히 시험을 치기 위한 수업이기 때문이다.

 수능에서 한국사가 필수 지정되기 이전에도 필수 이수 과목으로 배웠으며 내신시험을 위해 공부했다. 그렇다면 김무성 대변인이 한 말처럼 내신시험을 위해 한국사를 공부한 학생들은 모두 한국사를 배워야 한다는 당위성이 생기며 역사의식이 있는 사람일까?

 한국사회과 교육학과 등 14개 단체는 "한국사 수능 필수화의 취지는 학생들의 역사 의식을 강화하자는 것인데 역사의식은 사실적 지식을 암기하는 것만으로 올바르게 형성될 수 없다"며 "한국사가 수능 필수 과목이 되면 학생들은 시험에 출제되는 사실적 지식을 시대순으로 달달 외우고 교사들은 출제 예상 문제를 가르치는 데 급급할 것"이라 말했다.

 이와 같이 한국사는 단순히 필수로 지정돼서의 문제가 아니라 단지 시험을 위한 공부, 암기 위주의 공부로 배우고 등급을 나누기 위한 과목이라 생각해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입식교육 또는 강의식교육이라 불리는 암기 위주의 수업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사 인식의 문제를 학생들의 책임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교육 환경, 제도 등의 책임으로도 볼 시각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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