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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에 보행자가 잘 보이지 않는 이른바 '증발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데 자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우리가 야간 운전을 달가워하지 않는 이유는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야간에 발생한 사고는 주간에 발생한 사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치사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후 4시에서 6시 사이에 발생한 2만3,976건의 사고에서 100건당 2.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반면, 새벽 4시에서 6시 사이에 발생한 7,381건의 사고에서는 100건당 5.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꽤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3년 기준)


 운전은 '보고, 생각하고, 움직이고'의 반복이므로 '얼마나 잘 볼 것이냐'하는 것은 운전행동의 첫 번째 과제인데, 야간에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교통안전상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특히 야간에는 주변이 잘 안보이는 수진이 아니라, 아예 안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야간에 보행자 사고를 낸 운전전자들의 진술을 보면, 안 보이던 사람이 사고 직전에 갑자기 나타나는 바람에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이른바 증발 현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증발 현상은 내 차 전조등이 비추는 범위와 마주 오는 차량 전조등이 비추는 범위가 만나는 지점에 있는 대상이 빛 속에 숨어서 안 보이는 현상을 말합니다.
 야간에 길을 건너던 보행자가 중앙선 즈음에서 잠시 멈추어 있을 때, 양 방향에서 진행하던 두 차량 운전자는 증발현상으로 인해 그 보행자를 미리 보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1차로에서 더 심화되므로, 야간에 1차로로 주행할 때는 증발 현상을 각별히 경계해야 합니다.


 이처럼 잘 안 보이는 (특히 보행자) 도로 상황에서 반드시 요구되는 것이 바로 감속주행입니다. 위험을 늦게 발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전 감속이 필수라 하겠습니다. 만약 야간에 도로 사정이 원활하다는 이유로 속도를 높여 운행한다면 더욱 위험해 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야간의 경우 '눈'으로 보고 반응하게 되면 이미 늦은 경우가 많습니다. '머리'로 미리 보고 (예측) 행동하는 것만이 야간 사고를 예방하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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