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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해(丁亥)년 새해는 십이지동물 가운데 돼지의 해이다. 혹자(或者)는 올 해가 '60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돼지의 해'라고 하고 있으나 아마도 돼지와 관련된 제품의 특수를 노리는 기업들의 상술 일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정해(丁亥)의 정(丁)자가 붉은 기운을 상징하는 남방을 뜻해 붉은 돼지해라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 연유로 일본에서는 올해를 '멧돼지의 해'라 한다.
 그렇다면 재복이 겹쳐 들어온다는 올 한해 나라경제는 어떻게 전망해 볼 수 있을 것인가? 지난 2분기부터 수출은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민간소비 등 내수가 수출증가에 의해 견인된 경기회복세를 떠받치지 못해 경기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 8월 이후 경기순환곡선이 상향세를 보이면서 경기가 살아나는 듯 한 조짐을 보였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기 둔화에 따라 내수의 뚜렷한 호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가운데 누적된 원/달러 환율 하락이 수출에 반영되면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급격히 하락한 원/엔 환율은 대일 수출과 대일경쟁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수출증가율은 작년 15% 수준에서 올해에는 10% 선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 5.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우리 경제는 2007년에는 성장률이 4.2%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의 경기둔화 국면이 2007년 상반기까지 이어지면서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내수부문에서는 소비와 설비투자가 올해보다 둔화되는 가운데 건설부문이 회복조짐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소비는 고용 부진에 따른 구매력 증가세 부족에 가계부채 증가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 증가가 더해지면서 3.8%의 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경제성장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2007년 우리경제에는 희망적인 측면도 있다. 첫째, 국제유가 안정과 IT 제품의 가격하락세 진정에 따라 교역조건 악화 추세가 완화되면서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이 2006년보다 높아지리라는 점이다. 다만 고용부진과 공공서비스요금 등 생활물가 상승은 GNI 증가에 따른 체감경기 개선효과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둘째, 2007년 하반기부터는 경기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세계 IT 경기가 개선되는 가운데 선진국 경기가 짧은 조정을 마무리하고 회복세로 전환하면서 상반기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2007년 경제정책은 경기급락요인에 대비하면서 장기적인 성장잠재력 확충에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미국경제 급락, 부동산시장 불안, 북핵사태 등의 불안요인들을 면밀히 주시하며 그것들이 현실화되어 경기부진이 심화될 경우에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예정된 국책사업의 조기실행과 직간접적인 환율안정 노력 등이 그것이다. 장기적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서는 국제경쟁력을 갖춘 교육환경 조성과 과학기술 인프라 확충 등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한-미 FTA를 성공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유연한 경제시스템 마련에도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올해에는 대선이 예정되어 있는 만큼 정책혼선을 막고 경제하는 분위기 조성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신없는 질주 대신 진중히 정진(精進)하는 것이 혼(魂)이 있는 사회를 만든다. 지금까지의 경제혼란 사태가 생생하게 예증하듯 기본이 결여된 전문가나 작은 것에 소홀한 사람이 많으면 얼빠진 사회가 된다. 작은 것들에의 성실함이 모여 비로소 큰 것을 이룬다. 궁극적으로 사회를 발전시키는 동력은 정직성과 합리성에 기초한 작은 것들의 실천에서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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