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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야흐로 '대통령선거의 해' 아침이 밝았다. 역대 어느 선거가 그렇지 않았겠느냐마는 이번 대선은 유독 일찌감치 국민의 최대 관심사로 자리 잡았다. 부동산가 폭등을 비롯해 안보위기 등 국내외의 거센 도전을 받으면서, 민심은 더 없이 조급하다. 어떤 이는 "지금의 상황이 하루라도 빨리 종식되었으면 한다"고 할 정도로 새로운 체제를 갈망하고 있다. 이들의 속내는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 지금보다야 낫지 않겠느냐는 믿음이다.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여야 차기 대선주자들은 1일 해맞이와 국립현충원 참배, 전직 대통령 예방 등 바쁜 일정으로 대망의 정해년 새해 첫날을 맞았다. 그러나 이들의 표정과 행보는 서로 천양지차를 보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기록한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은 이날 새벽 행주산성에서 해맞이를 지켜보며 필승의 각오를 다졌다. 이 전 시장은 여론조사 결과에 고무된 듯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행사장에 도착,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덕담을 건넸다. 그는 최근 지지율 고공행진에 대해 "국민이 박탈감과 위기감을 느끼면서 뭔가 이룰 수 있는 사람에 대해 기대를 거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는 오전 당 지도부와 함께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이곳에 있는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과 육영수(陸英修) 여사의 묘소를 참배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평소에 비해 결연한 모습으로 길게 묵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쟁자에 비해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오르지 않은 데 대한 비장감마저 묻어나는 행보이다. 그는 이어 남산에서 열린 당 단배식에 참석한 뒤 곧바로 삼성동 자택으로 귀가,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국민통합신당 출범을 목표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고 전 총리는 전직 대통령들을 방문하는 것으로 새해 첫 날을 보냈다. 고 전 총리는 오전에는 상도동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 자택을 찾아 신년인사를 했다. 오후엔 동교동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 자택도 방문했다. 그는 이날 캠프 인사들에게 "암울했던 한 해가 지났다"며 "국민 모두와 대한민국이 희망과 보람을 되찾는 한 해를 만들자"고 인사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고 한다. 무엇인가 할 말은 있지만 지금은 아끼겠다는 뜻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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