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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병재 청소년기자(학성고1)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 곧 현실로 다가온다. 일반적인 장기 이식 수술도 아닌 머리 자체를 이식하는 수술이 2017년부터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
 이 수술을 집도할 의사는 이탈리아의 신경외과전문의 세르지오 카나베로 박사다. 대상자는 러시아에서 컴퓨터과학자로 일하는 발레리 스피리도노프다.


 올해 서른 살인 그는 선천적 신경근육계 희귀 유전질환을 앓고 있다.
 그는 2017년 세계 최초로 이뤄질 머리 이식 수술에 자진 지원했다.
 자신의 병이 평균 수명이 20년이고 매순간 도움을 필요로 하는 매우 절박한 상황이기에 수술을 결심했다고 한다.
 앞 글자를 따 '천국'이라고 불리는 '머리이식수술'은 먼저 뇌사 상태지만 몸은 건강한 신체 기증자와 환자의 머리를 날카로운 칼로 자른다.
 그리고 카나베로 박사가 '마법의 물질'이라고 부르는 '폴리에틸렌 글리콜'을 이용해 잘린 두 척수를 잇고 환자의 머리와 기증자 몸이 하나로 이어져 붙을 때까지 움직이지 않고 4주간 혼수상태로 둔다. 이 과정에서 새 몸에 대한 거부 반응을 막기 위해 강력한 면역억제제를 투여해야 한다.
 카나베로 박사는 이 수술에 36시간과 150명의 의료진, 약 128억 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머리이식수술의 성공 여부를 떠나서 보다 근본적인 물음이 남아 있다.
 바로 생명윤리의 문제이다. 카나베로 박사의 말처럼 뇌사 판정을 받은 사람으로부터 인정받은 몸이라 해도, 목 아래의 신체 기관이 송두리째 남의 것이라면, 수술 후의 정신은 발레리 스피리도노프의 것일지 몰라도, 몸은 자신의 것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의학이 더 발전하고 돈만 있다면 앞으로 마음대로 자신의 몸을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다른 말로, 개발도상국에서는 납치나 살인비율이 증가할 수도 있다.
 이제 이 수술로 우리 인간의 결정에 인류의 현재와 미래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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