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열악한 형편의 지역 예술인들에게 번듯한 연습실이나 창작공간은 꿈같은 얘기다. 특히나 혼자 하기 어렵고 더 큰 돈이 드는 공연예술의 경우 이런 어려움은 더 크다. 그런데 울산시가 이런 공간을 검토중이란 반가운 소식이다. 정부가 추진중인 '공연예술종합공간' 조성사업에 공모해 부지 섭외 등 절차를 거쳐 빠르면 2017년 문을 열겠단 계획이다. 여기엔 예술인 창작공간 뿐 아니라 건강한 지역 예술생태계 구축에 꼭 필요하다고 지적된 문화재단, 울산예총 회관도 함께 조성할 예정이다. 지역 예술계엔 반가운 낭보이자, '품격있는 문화도시'에도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행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술인들이 좋은 작품을 생산하면, 이는 곧 시민들의 문화향유와도 직결된다. 특히 최근 개최한 전국연극제를 비롯해 대규모 축제가 늘고 창작 뮤지컬, 오페라 제작 등 울산서도 공연제작 수요가 는 것을 감안하면, 연습공간이 부족해 겪었던 불편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단과 울산예총 회관엔 더욱 눈길이 간다. 재단은 현재 전국에서도 없는 광역시도가 2~3군데에 불과할 정도로 피할 수 없는 대세다.

물론 이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많지만, 어쨌든 현재 울산 문화판이 갖고 있는 각종 폐해를 생각하면 최대한 우려를 보완하는 쪽으로 설립해야 한다는 쪽에 무게가 실릴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단체가 제대로 된 평가나 장기적인 정책비전 없이 울산에서 가장 먼저 시작해서, 문화계 관계자 누구와 연줄이 있어서, 순환보직 담당 공무원이 업무를 새로 맡으면서 지난번에도 한 단체니까 등의 이유로 예산을 지원했나. 수년간 지역 문화판을 취재하며 '왜 유독 저 단체만 계속 저렇게 큰 금액을 혼자서 받지?'하고 고개를 갸우뚱 거린게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런 문화재단을 시가 긍정적으로 검토중인 상황에서 일이 잘 풀릴 경우 빠르면 2017년에도 조성될 수 있는 것이다.

 울산예총이 회장 선거철만 되면 누구랄 것 없이 공약으로 내건 예총회관도 함께 조성될 예정이다. 그동안 울산문예회관에서 곁방살이를 했던 데서 제대로 된 공간으로 옮기겠다는 것인데, 많은 예술인들이 반가워하겠지만 추후 타 예술단체와의 형평성면에서 다른 단체의 공간도 고려가 필요하다. 물론 단체의 성격이나 규모, 역사 등은 반영돼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지역문예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을 이번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돼 울산의 문예지형도를 변화시킬 신호탄이 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