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전재범 울산대병원 감염내과 전문의

올해 여름 가족들과 함께 동남아로 여행을 떠나기로 계획한 박모(43)씨. 박씨는 올해 대한민국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열풍에 해외여행을 연기할까 고민했으나 초등학생 딸아이와 약속한 여름 휴가를 미룰 수 없었고 메르스도 다소 주춤하고 있어 예정대로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허나 그는 해외에서 유입된 감염병인 메르스를 생각하면 혹시 이국땅에서 자칫 질병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박씨처럼 메르스가 안정세를 보이자 당초 계획한 해외여행을 추진하거나 여름 휴가를 해외에서 보내려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나 메르스 여파로 해외여행지에서의 건강관리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제로 국내 대형여행업체 등에 따르면 지난달 이들 업체를 통해 해외여행을 떠난 관광객은 총 25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만3,700명에 비해 오히려 18.4% 늘어났다. 이달부터 본격 시작되는 여름 휴가를 앞두고 해외여행 준비객들은 즐거운 휴가를 위해 감염병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즐거운 해외여행을 위해 여행 시 발생할 수 있는 질병과 그 예방법, 치료법 등에 대해 울산대학교병원 감염내과 전재범 전문의에게 들어봤다.


일주일 전부터 복용 여행 후 3~4주 더 먹어야
열대지방 체류시 가장 흔하게 생기는 설사병
손 자주 씻고 적절히 처리된 물과 음식 섭취
돌아와 석달내 발열·설사시 병원 진료 받도록



# 병원 찾아 예방약 복용 필요 유무 확인
해외여행 시 가장 확실한 감염병 예방법은 여행 전 예방백신을 미리 맞는 것이다.
 백신은 여행국에 따라 병원에서 적절한 상담을 받은 후 접종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말라리아 유행지역을 여행 예정일 경우에는 말라리아 예방약을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말라리아는 대부분 동남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 열대 지역에서 유행하고 있다. 하지만 나라에 따라 대도시나 유명관광지 지역은 말라리아 위험이 낮은 곳도 있고, 또는 내성이 심한 말라리아 지역도 있으므로 미리 출발 전에 병원을 방문해 예방약 복용 필요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방약은 보통 출발 일주일 전부터 복용을 시작해서 여행 중 그리고, 여행 후 3~4주 동안 더 복용해야 한다. 일주일에 한 알씩 복용하므로 약 복용에 대한 부담은 그리 크진 않다.
 말라이아 중 열대열 말라리아에 걸린 환자 중에서 진단이 늦어질 경우 간혹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므로 무엇보다 예방약 복용이 중요하다.
 또 모기가 많은 습지나 우림 쪽으로 여행을 갈 경우에는 향수나 화장품 사용을 자제하고 긴소매를 입거나 모기 퇴치 스프레이·팔찌·패치 등을 꼭 챙겨야 한다.


 전 전문의는 "국가에 따라 입국하기 위해서 반드시 맞아야 할 백신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황열백신"이라며 "만약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의 유행지역으로 여행을 한다면 반드시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열백신은 국내에서는 부산검역소, 인천 국제공항 검역소 등 지정된 장소에서 여행 출발 10일 전까지는 맞아야 한다.
 지역에 따라 주로 맞게 되는 백신으로는 장티푸스나 A형 간염 백신 등이 있으며, 유럽이나 미국, 중부 아프리카, 중동의 시골 지역을 여행할 경우에는 수막구균 백신 접종도 필요하다. 특히 게스트하우스와 유스호스텔처럼 여러 사람이 같이 쓰는 숙소를 이용할 때도 이 백신을 맞아야 한다.
 
# 설사약 등 간단한 상비약 챙겨가야
열대 지방을 한 달간 여행했을 때를 살펴보면 가장 많이 생기는 병은 설사병이 압도적으로 많다. 다음으로 말라리아, 감기, 교통사고, 성병 및 기타 감염질환 등의 순으로 발생한다.
 설사병이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 지역의 식생활이 청결하지 않기 때문이며, 다음으로 수돗물이 안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히 처리된 물과 음식을 먹고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또 호텔이나 일류 음식점에서 하는 식사는 일단 안전하다고 판단되나 노상에서 파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10분 이상 끓인 물은 안전하며, 병과 캔에 담겨 파는 음료수도 안전하므로 먹어도 된다.
 오염확률이 낮은 껍질을 까서 먹는 채소나 과일도 안전하다.
 하루 1~3회 정도 설사가 발생하면 시중의 이온음료 같은 것으로 수분을 보충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설사약 남용은 권유하지 않으나 장거리여행을 할 때에는 설사가 매우 곤란한 문제이므로 설사약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전 전문의는 "대부분 여행자 설사병은 2~3일 내 호전이 된다. 하지만 고열이 난다거나 혈변, 점액변을 동반할 때는 설사를 멎게 하는 지사제를 사용해선 안된다. 항생제를 사용하거나 병원 진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전 전문의는 "여행을 하려는 나라에 따라 유행하는 감염병이 다르기 때문에 출국 전 방문국가의 감염병 정보를 확인하고 예방접종을 하고 주의사항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며 "여행을 떠나기 전 병원을 방문해 상담을 받는 것도 좋다. 만약 그 시기를 놓쳤다면 늦어도 2주 전엔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해외여행을 다녀온 뒤 3개월 이내에 발열, 설사, 구토, 임파절이 붓고 피부 발진 등의 이상증상이 있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리=이동욱기자 usldu@ulsanpress.net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