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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연휴를 맞아 영화관과 안방극장 모두 관객맞이 채비를 마쳤다. 추석은 연휴가 3∼5일로 길고 가족 단위 손님이 들어 극장가의 최성수기 중 하나다. 올해도 대형 투자·배급사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대작이 즐비하고 외국 블록버스터 면면도 만만치 않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 손님을 노린 애니메이션 3편도 추석 코앞인 24일 한날 개봉했다.TV 브라운관에도 지상파 방송들이 편성한 눈과 귀를 즐겁게 할 특선영화들이 가득하다. 편집자

사도·서부전선·탐정 등 男男커플 '대세'
실화 에베레스트·인턴 등 외화도 눈길
레전드 오브 래빗 등 어린이 맞춤 영화도

# 포문 연 '사도' 우위 선점
극장가의 경우 추석 혈투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영화는 추석 연휴 한주전 개봉한 '사도'다.
 '왕의 남자'로 10년 전 이미 천만 고지를 밟은 이준익 감독의 사극이다.

 사도세자의 죽음이란 한국 관객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일이고, 최고 권력자가 제 손으로 아들을 죽인다는 사건의 성격 자체가 워낙 비극적이라 아무리 여러 차례 다뤄졌어도 흥미 면에서 반감되지 않는다.
 게다가 사도세자와 영조를 맡은 배우들이 현재 충무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연기자들인 만큼 관객의 기대감을 모은다. 송강호라는 걸출한 배우가 2년 만에 출연했고, '베테랑'으로 전성기에 오른 유아인이 '베테랑' 열기가 식기도 전에 되돌아왔다. 

 묵직하지만 처지지 않고 섬세하지만 힘 있는 전개와 배우들의 불꽃 튀는 연기, 몰입도 높은 비극적 이야기가 맞물려 '올해 세 번째 천만 한국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 한국영화 질주 속에 만만찮은 외국 영화

올 하반기 기대작 '탐정'과 '서부전선'도 추석 코 앞인 24일 개봉했다.
 '탐정'은 탐정놀이를 즐기는 만화방 주인(권상우)과 베테랑 상남자 형사(성동일)가 마지못해 뭉쳤다가 시너지효과를 내는 추리극을 코미디와 섞었다.
 '서부전선'은 휴전 3일전에 동지를 모두 잃고 각각 홀로 남은 남북의 '쫄병'(설경구·여진구)이 서부전선에서 맞닥뜨리는 이야기를 다룬 전쟁 휴먼 코미디다.

 만만찮은 외화도 연이어 개봉중이다.
 우선 '에베레스트'라는 굵직한 영화와 '인턴'이라는 유쾌한 영화가 24일 개봉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휴먼 드라마를 그려낸 '에베레스트'에는 묵직함이 있다. 1996년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등반에 나선 상업 등반대의 모습을 통해 대자연을 향해 나아가는 인간의 도전정신과 능력을 과신하거나 욕망에 눈이 먼 인간의 어리석음을 장엄한 대자연의 풍경 속에 녹여낸다. 조슈 브롤린, 제이크 질렌할, 키이라 나이틀리라는 스타들도 갖췄다.

 '인턴'도 만만치 않다.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의 만남만으로도 눈길이 간다. '프라다 입은 악마'였던 앤 해서웨이가 성공적으로 창업한 30세 사업가 역할을 맡아 드 니로를 70세의 인턴으로 맞이한다. '로맨틱 홀리데이'의 낸시 마이어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아기자기하고 유쾌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만큼 이런 영화를 좋아하는 젊은 여성 관객의 발길을 붙잡을 것으로 보인다.
 
# 아이 데리고 애니메이션 보러 갈까
추석 대목을 앞두고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 손님을 노린 애니메이션 영화 3편도 24일 개봉했다.
 중국·프랑스 등 세계 각지에서 날아온 세 편 모두 80분 안팎의 전체 관람가 등급 애니메이션이며,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귀여운 캐릭터들의 모험담을 들려주는 어드벤처 영화다.
 프랑스 애니메이션 '뮨:달의 요정'(감독 알렉상드르 헤보얀·베노이트 필립본)은 해와 달을 지키는 요정들이 존재하는 신비로운 세계를 무대로 한다.
 달의 요정 뮨은 얼떨결에 밤과 꿈을 책임지는 최고 수호자로 임명되지만, 암흑의 지배자 네크로스가 태양을 훔쳐가자 태양 수호자 소혼과 함께 해를 찾아 나선다. 의인화된 요정과 동물, 사물 등 캐릭터뿐 아니라 만물이 영혼을 가지고 살아 움직인다는 물활론적 아이디어에서 재치가 살아 있다.

 사자의 모습을 한 태양의 신전, 낙타의 형상을 한 달의 신전이 지구를 천천히 걸어감으로써 해와 달이 뜨고 진다. 바위로 된 몸을 지닌 주민들이 사는 낮의 세계, 푸른 빛의 솜털을 지닌 주민이 사는 밤의 세계, 모든 것이 평면으로 바뀌는 꿈의 세계 등도 신비롭다. 올해 도쿄애니메이션어워드페스티벌과 토론토어린이영화제에서 작품상을 받았다. '쿵푸팬더' '마다가스카' '드래곤 길들이기' 제작진이 300억 원 제작비를 들였으며 더빙판과 자막판, 2D, 3D 버전으로 나눠 상영된다.

 스페인·쿠바에서 만든 '더 매직:리틀톰과 도둑공주'(감독 어네스토 파드롱)는 19세기 유럽 동화 '푸시넷'을 스크린에 옮긴 에니메이션.
 평화로운 왕국에 마법에 걸린 거대한 나무가 불쑥 자라고 왕국이 어둠에 잠기자 작은 체구의 리틀 톰이 전설의 마법 도구를 찾아 왕국을 구하는 이야기다. 걸그룹 에이핑크의 남주를 홍보대사로 기용해 스페셜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를 제작했다. 

 '레전드 오브 래빗:불의 전설'(감독 마위안·둥다커)은 중국 애니메이션이다.
 무림 고수로 거듭난 토끼 '투'가 전설 속 무림 불꽃의 신비한 힘으로 세상을 정복하려는 악당에 맞서는 여정을 그린다. 가수 홍진영을 홍보대사로 삼아 국내 버전으로 편곡된 메인 주제곡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 안방극장도 특선영화 풍성
안방극장에서도 놓친 대작들을 만날 수 있다.
 KBS, SBS, EBS 등 지상파 방송국들은 연휴 전날인 25일부터 27일까지 흥행작을 중심으로 다양한 추석 특선영화를 방영한다.
 먼저 KBS는 25일 오후 11시 '표적'을 시작으로, '레옹' '피끓는 청춘' '아메리칸 셰프' 등의 특선영화를 방영한다. SBS는 26일 오전 12시 45분, 김혜수 조정석 이정재 이종석 등이 출연하는 '관상'과 27일 오후 10시 5분 '기술자들'을 편성했다.
 EBS는 25일 밤 10시 45분 '스타워즈' 에피소드 1~3편을 사흘 연속 방영한다. MBC는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는 29일 오후 7시 1분엔 제임스 카비젤과 모니카 벨루치가 주인공인 미국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가 방송한다.  김주영기자 us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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