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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에서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두 노조 모두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있어 협상이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파업이 계속 이어질 경우 올해 하반기 울산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추석 전 타결을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결국 임금피크제가 발목을 잡으면서 무산됐고 이후 교섭 재개 일정이 불투명한 상태다. 
 노조는 내달 1일 각 공장대표가 모두 모이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임시대의원 대회 일정을 조율한다는 계획이다. 임시대의원 대회에서 교섭재개 여부를 포함해 차기 집행부 선거 일정 등을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내달 차기 집행부 선거 일정 겹쳐
지난해 같은 상황 번복 어두운 전망
파업 따른 손실 지역 경제 악영향 우려

 현재 노조 내부에서는 현 집행부가 임기를 연장해서라도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노조위원장 선거 이후 새로 꾸려진 집행부가 교섭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새 집행부가 교섭해야 한다는 주장은 차기 집행부 장악을 노리는 강성 현장조직에서 나오고 있다. 
 현 집행부 임기 연장은 노조규약 개정 등 과정이 복잡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차기 집행부 선거까지 치러지게 되면 10월과 11월 두 달은 선거준비와 노조위원장 선거, 대의원 선거로 그냥 보낼 수밖에 없다.
 때문에 빨라야 12월 초에나 교섭재개가 가능해 올해 임단협은 자칫 해를 넘길 가능성도 없지 않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회사가 '기본급 동결'안을 제시한데 대해 "현재의 제시안으로는 협상을 타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가운데 내달 2일 교섭을 재개한다. 
 그러나 기본급 인상을 계속 주장하고 있는 노조의 입장과는 달리 추석 전 타결을 위해 추가안 제시를 할 것으로 예상했던 사측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입장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노조는 추석 전 타결에 성공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사실상 임금인상을 통해 합의점을 찾았다고 강조한 뒤 "현대중공업은 정액 급여(기본급+제수당)가 낮고, 시간외 수당(변동급여 의존형)은 높아 잔업을 한 시간이라도 더 해야 생활이 유지되는 임금체계"라며 "교섭타결의 실마리는 임금동결 철회에서 시작된다"며 사측을 압박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중공업 노조 역시 내달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있다.
 이미 노조 중앙선관위가 꾸려졌고, 10월 말께 선거가 예정돼 있다. 강성의 현 정병모 노조위원장은 이미 재출마를 공식화한 상태고 현재는 온건파 후보군에 온통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처럼 현대중공업 역시 쟁점인 임금 인상은 물론 노조 선거까지 겹치면서 역시나 올해 임협도 지난해처럼 해를 넘길지도 모른다는 어두운 전망이 지배적이다.


 교섭이 장기화 될 경우 두 회사 모두 파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6일 첫 파업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네 차례에 걸친 부분파업을 벌였고, 현대차는 지난 23일부터 3일 연속 4∼6시간씩 파업해 2,230억원의 생산손실을 초래했다.
 김지혁기자 uskj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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