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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천천 고향의강 정비사업이 완료된 남구 여천천 상류의 상가 밀집지역이 주차공간 부족 등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여천천이 정비되면 손님이 늘 것으로 기대했는데…"
 1일 오전 취재진이 찾은 울산 남구 여천천 상류의 상가 밀집지역. 이곳에서 영업하는 옛 복개천 상인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여천천 정비공사가 마무리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정비공사 이전과 비교해 반토막 난 매출이 증가할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다.


 옛 복개천은 1990년대 초 늘어나는 차량과 도로 협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여천천 상류지역을 복개(하천 위를 콘크리트로 덮는 것)하면서 조성됐다.
 이후 이곳은 '복국거리'로 이름이 알려졌다. 횟집, 술집 등 각종 업소들이 들어서면서 남구의 대표적 먹거리 거리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여천천이 국토교통부의 고향의 강 조성사업에 선정돼 남구가 2013년 1월부터 공사에 들어가면서 사정은 급변했다. 화려했던 명성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것이다.
 주차장으로 사용한 복개구간을 다시 개복하는 공사가 시작되자마자 손님들의 발길은 뚝 끊겼다. 이곳 상인들은 공사 당시 매출액이 70%까지 감소하자 복개반대 연대서명에 나서기도 했다.
 4,000여 명이 연대서명한 서명부를 청와대와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2년이 넘게 공사가 지속되면서 상인들은 지쳐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반대를 외쳤던 여천천 정비공사에 희망을 걸기 시작했다. 정비가 완료되면 손님이 늘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이 기대는 한 달여가 지난 현재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23년간 복개천에서 장사를 했다는 박점봉(66)씨는 "개복 전 장사가 잘 돼 종업원을 6명이나 뒀지만 현재 4명으로 줄였다"며 "10년 넘는 단골 손님도 절반 이상 빠져 나간 뒤 찾지를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같은 사정은 복개천 주변에서 영업하는 다른 상인들도 마찬가지였다. 평균적으로 개복 공사 이전과 비교해 40~50% 가량 매출이 감소한 상태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권리금조차 받지 못하고 상인이 빠져나간 빈 상가에는 월세를 20~30만원 낮춰도 입주하겠다는 상인이 없다고 했다.
 상인들은 주차공간 부족이 상권 쇠퇴의 가장 큰 이유로 댔다. 개복 전 382면이던 주차공간은 현재 144면으로 대폭 감소했다.
 옛 복개천 주차장은 인근 주민들과 공업탑 주변에 들어선 병원 등을 이용하는 차량들이 주차하면서 상가 손님들은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찾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상인들은 여천천은 고향이 강 조성 이후 산책을 하는 시민들은 늘어났지만 이 발길이 상가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상인 박상아(62·여)씨는 "산책객 외에 시민들의 발길을 상가로 몰릴 수 있도록 지차체가 새로운 볼거리라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구 관계자는 "주차 공간을 추가적으로 조성할 계획은 없다. 여천천 조성공사가 마무리된 지 얼마되지 않았고 각종 법적 기준, 다양한 주민들의 의견을 종합한 최적안으로 여천천을 조성했기 때문에 추가 공사는 불가하다"고 말했다.
 조창훈기자 usjc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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